부인 아키에 연루 학교법인 의혹에 내각인사 실언 낙마까지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최장수 총리'의 길을 만들어 놓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잇따라 터진 악재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부인 아키에(昭惠)여사가 명예교장을 맡았던 오사카(大阪) 한 학교법인의 초등학교 부지 헐값 매입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는데 이어 내각 인사가 실언으로 낙마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난 5일 열린 자민당 대회에서 내년 9월인 당총재 임기를 2021년 9월까지 늘릴 수 있도록 당 규정을 바꿨지만, 악재가 이어지면서 내년 당총재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장화 없이 폭우 피해 지역 시찰에 나섰다가 직원 등에 업혀 이동해 언론의 비판을 받았던 차관급 인사가 이와 관련된 어이없는 실언으로 결국 사퇴했다.
문제가 된 무타이 ?스케(務台俊介)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은 지난해 9월 이와테(岩手) 현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했지만, 장화를 신지 않아 직원에게 업혀 물웅덩이를 건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고조되자 그는 장화를 지참하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8일 밤 도쿄에서 열린 자신의 후원회 인사말에서 "(그날 이후) 정부가 장화를 많이 구입해 장화업계는 (돈을) 꽤 벌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농담성 발언이었지만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기는 커녕 장화업계에 도움을 줬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들끓었다.
그는 지난 9일 기자들에게 "경솔한 발언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사퇴를 거부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전격 사퇴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무타이의 실언 및 사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관련된 '모리토모(森友)학원' 문제도 확산 일로다.
'아키에 스캔들'로도 불리는 이 문제는 오사카에 있는 모리토모(森友)학원이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를 짓는다며 모금활동을 하고, 학원측이 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헐값에 부지를 매입한 것이다.
아키에 여사는 올 4월 개교 예정인 이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직을 맡았다가 의혹이 확산하자 물러났다.
그러나 이 학원측이 자민당 등 여권 의원들에게 로비를 한 정황이 나오고 초등학교 건축비를 더 많이 지원받기 위해 허위 계약서를 만든 것으로 밝혀지며 파문은 확산일로다.
여기에 극우 정치인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국회에서 제국주의 시대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유치원생에게 외우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망언을 해 야권의 집중 비판을 받는 등 아베 총리의 가족과 내각 모두에서 파열음이 노정되고 있다.
60% 이상으로 고공행진하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도 꺾이는 양상이어 추이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24~2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 1월 조사 때보다 6% 포인트 낮은 60%였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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