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헌법재판소가 10일 낮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자 헌재 주변에서 집회를 벌이던 태극기 집회 측 참석자들이 헌재 방향으로 행진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 중이다.
참석자들은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선고가 나자 흥분하기 시작해 "헌재를 박살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헌재 방향 진출을 막으려 경찰이 설치한 차벽으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죽봉과 각목을 들고서 경찰에게 휘둘렀으며, 차벽에 머리를 찧으며 자해를 시도하는 남성도 눈에 띄었다. 한 참가자는 경찰버스 안에 들어가 시동을 걸기도 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우리는 피를 흘리지 않고 나라를 정상화하려 했는데 김대중·노무현 세력 때문에 이제 피로 국가를 정상화시키겠다", "우리는 이제 비폭력을 포기할 때가 왔다. 헌재와 검찰에 대항하는 폭력이 발생할 것" 등 과격한 발언도 나오는 중이다.
경찰은 차벽으로 세워진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시위대를 막고 있으며 시위대는 계속 차벽 앞으로 몰려들어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중이다.
경비병력 271개 중대, 2만 1천600명을 도심에 투입한 경찰은 경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정문이 낭독될 때에도 군가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던 참가자들은 재판관 전원 의견으로 파면이 결정되자 "전원? 정말 전원이야?"라며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많은 참가자가 분개하며 눈물을 흘렸으며, 일부는 분에 겨워 취재진을 폭행하기도 했다. 한 60대 남성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갔다.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는 "헌법재판관 8명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와 거짓의 손을 들어줬다. 있을 수 없는 일 발생했고 우리는 국민저항권 발동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동안 질서가 유지되는 듯 했으나 결정 뒤 10여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헌재로 가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동이 시작되자 사회자가 "질서를 유지해 달라"고 말했으나 통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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