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겸 배우 장애인 스노보더 퍼디, 테스트이벤트서 함박웃음
(정선=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장애인 선수, 에이미 퍼디(38·미국)가 한국을 찾았다.
퍼디는 10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2017 정선 세계장애인스노보드 월드컵 파이널 대회 여자 크로스 경기(장애등급 SB-LL1)에 출전해 3위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퍼디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강원도의 환상적인 자연환경과 맑은 날씨가 인상적"이라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 패럴림픽 대표팀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 확언할 순 없지만, 현재 내 목표는 내년 이곳에서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달 획득보다 더 중요한 건,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라며 "한국의 많은 장애인이 평창패럴림픽을 통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퍼디는 19세 때 세균성 수막염을 앓아 2개월 반가량 병마와 싸웠다.
병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깊게 패였다.
그는 신장과 왼쪽 귀의 청력을 잃었고, 두 다리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퍼디는 낙담하지 않았다. 장애인이 되기 전 즐겨 탔던 스노보드 선수로 변신해 새 삶을 시작했다.
그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 노력했다. 두 발이 없어서 발이 시리지 않고 스노보드를 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퍼디는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스노보드장 밖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많은 장애인의 롤모델이 됐다.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결승에 진출해 본인의 이름을 알렸고, 비영리 강연회인 'TED'의 강연자로 나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패럴림픽 개막식에선 산업용 로봇인 쿠카(KUKA)와 삼바 댄스를 춰 많은 사람에게 두고두고 회자됐다.
퍼디는 "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긴다면 용기 있게 부딪혀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평창 패럴림픽이 내 삶의 최고 목표"라며 "평창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퍼디는 패럴림픽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패럴림픽은 많은 이들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국제 스포츠 대회"라고 강조한 뒤 "메달을 두고 경쟁하는 건 올림픽과 같지만, 이곳에선 경쟁보다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퍼디는 13일까지 계속되는 테스트이벤트를 소화한 뒤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의 많은 장애인 팬들과 SNS를 통해 교류하고 싶다. 기사에 SNS주소(twitter.com/amypurdygurl)를 꼭 명기해 달라"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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