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리프트-곤돌라 고장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 미흡
(강릉·평창·정선=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지난 1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모인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여러 기관의 수장들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무장애 관광 대회'로 만들자며 이같이 외쳤다.
각 기관장은 경기장은 물론 음식점, 숙박시설 등 민간시설에 관한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개선해 최고의 대회로 만들자며 입을 모았다.
총 사업비 158억원을 들여 개선 사업을 진행하자는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평창패럴림픽을 1년여 앞둔 현재, 민간시설은 물론 경기장조차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
9일 평창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세계휠체어 컬링 선수권 대회가 열린 강릉 컬링 센터에선 작은 소란이 일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는데, 휠체어 리프트가 고장 나 장내에 진입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유일하게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대회 관계자가 "이 엘리베이터는 VIP를 위한 것"이라며 입장을 막았다.
강원도 빙상시설과 관계자는 "휠체어 리프트에 문제가 생겨 사용을 금지시켰는데,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는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10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2017 정선 세계장애인스노보드 월드컵 파이널 대회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찾기 힘들었다.
산 중턱에 있는 경기장까지의 이동수단인 곤돌라가 고장 나 관람객은 물론, 장애인 선수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장에 설치된 장애인 임시 화장실은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협소했다.
행사 진행도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와는 달리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장에 스크린이 설치가 안돼 관중들은 경기 내용을 파악조차 할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내 아나운서는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들을 수차례 잘못 설명하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패럴림픽 참가 및 관람 환경과 접근성 문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