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이 거둔 처참한 성적에 대한 진단 결과는 대체로 비슷하다.
선수들이 배가 불러 태극마크를 달고도 투지를 불태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일본 매체 '웹 스포티바'가 11일 'KBO리그 융성이 대표팀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 6~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1승 2패를 거두고 탈락했다.
이스라엘(6일), 네덜란드(7일)와 경기에서 맥없이 패한 데 이어 대만(9일)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마무리투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호투 덕분에 그나마 진땀승을 거뒀다.
이 일본 매체는 "한국 야구가 방향을 잃어버렸다"고 적었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2009년 WBC 준우승을 일궜다. 한국 야구의 전성기였다.
'웹 스포티바'는 "당시 한국 야구는 속도와 파워라는 분명한 장점이 있었고 이는 국제대회에서 강력한 무기가 됐다"며 "덕분에 세계의 정점에 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색채가 옅어졌다.
이 매체는 "세대교체가 잘되지 않고 잠재력이 큰 선수도 성장하지 않았다"며 "재능 있는 선수는 '좋은 대우'라는 미끼 때문에 싸울 의욕이 꺾이는 악순환에 빠져버렸다"고 진단했다.
올해 KBO리그 1군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약 2억4천만원에 달한다.
'웹 스포티바'는 "이 정도면 (한국 선수가) 외국인으로서 굳이 일본에 와서 야구 할 이유가 없다"며 "다치지만 않으면 한국에서 고생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절로 '안전 지향'의 선수가 늘었다"며 "동시에 WBC 같은 국제대회에서 '무리하더라도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희미해졌다"고 지적했다.
기사를 작성한 기무라 고이치 기자는 오래전부터 KBO리그 경기를 지켜봤다고 한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재미없다고 느꼈다"고 썼다.
"예전에는 격렬함이 있었다. 이기는 팀이나 지는 팀이나 경기를 보는 사람에게 어필하는 면이 있었다. 이제는 희박해졌다. '한국다운 매력'이 없어졌다"고 느낀 바를 적었다.
이 매체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은 3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차지한 채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한국 야구는 외국 매체로부터 뼈아픈 지적을 받는 처지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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