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담보 개발건수 2년 사이 27% 늘어…보장성 보험 비중 확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정부의 보험 자율화 조치로 생명보험업계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려는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신상품 개발을 위한 신규 담보 개발 건수는 2014년 510건에서 2015년 557건, 지난해 648건으로 2년 사이 27% 증가했다.
담보는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손해를 발생시킨 위험을 가리킨다.
예컨대 암보험에서 해당 보험이 지급하기로 한 특정 암의 종류가 그 보험의 담보이다.
정부가 2015년 10월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보험회사가 그동안 보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위험을 찾아 나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로드맵에 따라 사실상 인가제로 기능했던 사전신고제가 사후보고제로 바뀌면서 보험회사가 적극적으로 상품개발에 나설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상품개발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체 개발 건수에서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지난해 58.5%로 전년 51.7%에서 6.8%포인트나 확대됐다.
이는 저금리 장기화로 저축성 보험의 매력이 떨어진 데다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보험회사가 저축성 보험 판매를 꺼리기 때문이다.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저축성 보험을 많이 보유할 경우 부채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
보장성 보험의 개발 확대는 질병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병자 보험이 이끌었다.
유병자 보험은 흔히 실버보험으로 판매되는 고혈압·당뇨병 특화 보험과 가입심사가 간소화된 간편고지 보험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두 보험의 신규담보 개발 건수가 2014년 31건에서 2015년 298건, 지난해에는 217건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2012년에 최초로 도입됐을 당시 고혈압·당뇨병 특화 보험은 생명보험회사 4개사만, 간편고지 보험은 1개사만 팔았으나 지난해에는 고혈압·당뇨병 특화보험은 19개사가, 간편고지 보험은 17개사가 판매했다. 생보사가 25개사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회사에서 이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셈이다.
유병자 보험의 개발이 활발해짐에 따라 60대 노년층의 생명보험 가입률이 2011년 63%에서 2015년 73%로, 70대 이상은 같은 기간 25%에서 33%로 증가했다.
경기불황에 따른 대안으로 무(無)·저(低)해지환급 상품이 부상하기도 했다.
납입기간에 중도해지할 경우 환급금을 아예 주지 않거나 일부만 주는 대신 보험료를 크게 낮춘 상품이다.
무·저해지 상품개발 건수는 2015년 5건에서 작년 118건으로 24배로 급증했다.
사망보험금을 주는 종신보험의 경우 단순 사망 보장에서 질병을 통합 보장하거나 연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의 지급 유형이 다양해졌다.
흔히 CI(Critical illness) 종신보험, 혹은 GI(General illness) 종신보험으로 불리는 상품이 질병도 통합 보장하는 상품이다.
기존에는 중대 질병(CI)을 보장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일반질병(GI)을 보장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또 특정 연령 이후부터는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떼어 연금 형태로 숨질 때까지 주는 상품도 개발되는 추세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에 보장하지는 않던 유병자에 대한 상품이 많이 개발됨에 따라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이 확대되고 보험가입 대상층도 세분되고 있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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