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남서 이틀째 '치유·통합' 메시지…安, '연가' 검토 "광장 냉각기 필요"
李, 文·安 겨냥 "촛불집회 참여않는 정치인"…안철수·孫 경선 지지 호소
(서울·광주=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 주말인 11일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대부분 대선 관련 일정을 잡지 않고 '정중동'(靜中動) 하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의 막이 올랐지만 엄중한 시국임을 감안해 대선 행보를 잠시 미루고 차분하게 주말을 보낸 것이다. 물론 탄핵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질 여론 동향을 살펴 이를 토대로 대선 전략을 짜겠다는 의도가 크다.
전날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유족을 위로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북동성당에 들러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자 광주대교구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만나 '포스트 탄핵정국'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탄핵 이후 적폐로 인한 피해자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려는 메시지를 연이틀 발신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김 대주교가 집전한 미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완전한 승리를 위해 국민의 상처·분열·갈등을 치유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치유와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김 대주교를 종종 찾아가 기도를 요청하고 조언을 구해왔다"며 "오늘 미사에서 탄핵 이후 대한민국이 온전히 하나가 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갈 수 있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공식행사 없는 '조용한 행보'이긴 하지만 호남 발전에 대해 언급을 하는 등 첫 경선지인 '호남 껴안기'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탄핵인용 이후 12일까지 공식 일정을 않기로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도청이 있는 홍성에 머무르며 조용한 주말을 보냈다.
박 대통령 탄핵 반대시위 중 시민 3명이 사망하는 등 여전히 흥분된 광장 상황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데다 다음 주부터 본격화하는 경선 TV 토론회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차원에서 정중동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안 지사 측은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이나 반대했던 사람이나 광장의 냉각기가 필요하다"며 "한 진영의 대표가 아니라 5천만 국민의 대통령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잠시 언론에 배제되더라도 감수하는 게 책임감 있는 정치"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다음 주부터 본격화하는 경선 레이스에 집중하기 위해 경선 기간 '연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과 서울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서울에 임시 거처 마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 탄핵 이후 다른 후보들이 촛불집회에 불참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이 시장은 촛불집회에 불참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겨냥한 듯 "정치인들이 더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통합의 이름으로 나라를 이렇게 만든 세력과 함께 가자고 하는데 그것을 용서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이 시장은 당초 12일로 예정된 '탄핵 이후 정견발표' 기자회견도 13일로 연기하는 등 촛불집회 참석을 제외하고는 주말과 휴일 일정을 최소화했다.
탄핵 이후 민심 동향을 점검하면서 메시지를 가다듬는 작업을 하면서 내주부터 진행될 TV 토론회 준비에 몰두하기 위해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별다른 일정 없이 여론 추이를 주시했다.
안 전 대표는 휴일인 12일로 예정됐던 대규모 지지그룹 포럼을 취소했다.
안 전 대표 측은 "탄핵이 된 만큼 국민의 뜻을 살피면서 하루 이틀 정도 대선 행보를 쉬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신 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80% 비중의 현장투표가 반영된 당내 경선룰 확정 사실을 알리면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합의했다. 누가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장 적합하고 폐쇄 패권적 기득권 세력에 맞서 국민의당 이름으로 승리할 수 있는 국민적 지지도를 충분히 갖춘 후보인지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경기 군포 문화예술회관에서 국민의당 경기도당이 주최한 국민의당 대선주자 토크쇼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손 전 대표는 또 안산의 '세월호 참사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방문해 희생 학생들을 추모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혼란스러웠던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날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의당의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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