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임페리얼 카운티와 리버사이드 카운티, 코첼라밸리에 걸쳐 있는 염호(鹽湖)인 솔턴 호수(Salton Sea)가 사막화로 죽어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솔턴 호수는 물이 줄어들면서 호수 바닥이 드러나는 현상이 계속 악화할 경우, 오는 2045년까지 매일 100t의 먼지를 걷어내야 할 상황인 것으로 우려된다.
호수 바닥이 마르면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호흡기 환자와 성장기 어린이의 건강에 극도로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솔턴 호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과거 미국민들이 낚시하고 캠핑을 즐기던 솔턴호는 1920년대부터 관광지로 개발됐다. 호수 면적이 970㎢로 여의도 면적의 300배가 넘는다. 캘리포니아 주 호수 중에는 단연 가장 크다.
1950년대는 기업들이 앞다퉈 위락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화려한 미인대회와 보트 레이스 등 각종 행사가 넘쳐났다. 딘 마틴과 프랭크 시내트라가 즐겨 찾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 사막화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물이 마르면서 염도가 치솟고 물고기들이 폐사했다. 거대한 녹조막이 형성되면서 이 거대한 호수가 흉물스러운 수상 폐허로 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호수 경계는 버려진 건물에 둘러 싸여가고 있다. 폐업한 점포가 늘어나고 덩그러니 표지판만 놓인 곳도 많아졌다.
캘리포니아 주는 96억 달러(약 11조 원)의 재원을 투입해 호수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미세먼지 외에 생태계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솔턴 호수는 400종이 넘는 철새 도래지다. 요즘도 조류학자와 사진작가들이 철새들의 이동을 쫓아 이곳을 찾는다.
생태학자들은 철새들이 미세먼지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묘안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수자원정책 싱크탱크인 퍼시픽연구소의 마이클 코헨 연구원은 "캘리포니아에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고 온전하게 보전되고 있는 자연이란 없다"면서 "그래서 자연과 싸워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답은 예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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