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지난해 가요계의 특징 중 하나는 '다크호스' 뮤지션들의 활약이었다.
한동근과 그룹 스탠딩에그,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 등이 대대적인 프로모션이나 홍보 활동 없이 입소문만으로 차트를 역주행해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프로듀서 정키는 마마무의 휘인이 피처링한 '부담이 돼'를 지난 8일 공개해 멜론 등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고, 래퍼 창모는 지난해 발표한 '마에스트로'(Maestro)로 멜론 30위권에 깜짝 진입했다.
12일 오후에도 멜론 정상을 지킨 정키는 '홀로'와 '잊혀지다' 등 그간 감성적인 곡을 선보인 프로듀서다.
싱글 '엠프티'(EMPTY)의 타이틀곡 '부담이 돼' 역시 이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자 모든 이유가 의미 없어지는 순간을 포착해 서정적인 멜로디에 녹여냈다.
정키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건 좀 감동이네요. 드디어 1위 한번 해보네요"라며 도움을 준 휘인에게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더 겸손하게 열심히 하는 정키가 되겠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소속사 도우즈레코즈 측은 "그간 정키 씨가 꾸준히 음악을 내며 그 결과물이 쌓여 기대감이 높아진 것 같다"며 "또 멜로디와 가사가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노래를 부른 휘인의 가창력이 한몫 했다"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창모는 지난해 7월 발표한 곡으로 차트 '역주행'을 하고 있다.
도끼, 빈지노, 더콰이엇이 속한 일리네어레코즈 산하 레이블 앰비션뮤직에 몸담은 그는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홀로 앨범의 모든 작업 과정을 도맡는 래퍼 겸 피아니스트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미니앨범 '돈 벌 시간 2'의 타이틀곡 '마에스트로'는 '다섯 살 때부터 나는 피아노를 쳤어 영재였지/ 베토벤부터 모짜르트 바흐 쇼팽 선배였지/ 허나 나난 걸 접고서 가사를 썼어 열넷이었지~'란 자전적인 가사가 피아노 선율과 웅장한 현악기 연주에 담긴 힙합곡이다.
그는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려다가 힙합 뮤지션으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모는 SNS를 통해 "이 노래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곡도 아니고 좋은 엔지니어가 믹스를 한 곡도 아니다"며 "실력도 돈도 없었기에 그저 손수 악으로 깡으로 어떻게든 퀄리티를 올리려고 노력했던 곡이다. 지금 차트 위에 있는 저 노래는 60여 개의 믹스 버전 중 가장 마지막 버전이다. 세상이 내 노력을 알아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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