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지렁이빵' '문'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글과 그림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한 그림책들이 나왔다. 글과 그림이 하나의 이미지로 합쳐지거나, 그림 속에 숨겨진 글이 오히려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꾸미기도 한다.
노석미 작가의 '지렁이빵'(사계절)에서 글은 그림과 구분되지 않고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아이가 그린 포스터처럼, 짧은 문구나 문장을 그림과 결합하는 텍스트 페인팅 기법을 그림책에 옮겼다.
이야기는 간결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사 모자를 쓴 고양이가 등장한다. 밀가루와 이스트·소금·설탕을 붓고 반죽해 빵을 만든다. 소라빵·우주선빵·유령빵·지렁이빵….
글과 그림이 결합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밀가루를 반죽하는 고양이의 두 손,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빵들이 책장을 큼지막이 채운다. 노란색 글자를 빨간색으로 감싸고 색상을 다채롭게 사용했다. 32쪽. 1만2천원. 4∼7세.
이지현 작가의 그림책 '문'(이야기꽃)은 신기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우연히 손에 넣은 열쇠로 문을 열어보니 누구나 반갑게 인사하고, 음식과 놀이를 함께 즐기는 세계가 펼쳐진다. 아이는 사람들의 배웅을 받고 돌아오면서 문을 열어둔 채 열쇠를 꽂아둔다.
말풍선을 채우는 건 알 수 없는 '기호'다. 생김새도 다른 여러 종족이 모여 나누는 대화지만 뜻을 주고받는 데 막힘이 없다. 독자는 자연스레 말풍선 속 대화를 상상하며 다양한 의미를 채워 넣게 된다.
작가는 2013년에 낸 첫 그림책 '수영장'에서도 글 없이 독자의 상상력에 이야기를 맡겼다. '수영장'은 재작년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에서 '최고의 그림책 상'을 받았다. 48쪽. 1만6천원.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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