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한 로켓 최다위성 발사 vs 中, 우주정거장서 한달생활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누가 달에 먼저 도착하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였듯, 최근 인도와 중국이 아시아 우주 강국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해 5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 된 뒤 1990년대 들어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투자를 크게 확대하며 미국·러시아 등 기존 우주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우주굴기(堀起·우뚝 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인도는 1980년 자체 제작 로켓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하는 등 우주 개발 역사가 중국보다 늦었지만, 2014년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화성 궤도에 탐사선 '망갈리안'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는 등 몇몇 부문에서 빠른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망갈리안은 발사 비용이 45억 루피(780억 원)밖에 되지 않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 할리우드 우주과학 영화 '그래비티' 제작비 1억 달러(1천155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자랑할 정도로 뛰어난 효율성을 보였다.
인도는 지난달 15일에는 인도우주개발기구(ISRO)가 개발한 PSLV-C37 로켓 하나로 한꺼번에 인공위성 104개를 쏘아 올려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14년 러시아가 하나의 로켓으로 37개의 위성을 쏜 것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미국 포덤대의 아시프 시디키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인도 로켓이 위성 발사 수단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믿을만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이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는 로켓은 거의 없다"고 인도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인도가 우주 분야에서 거둔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인도를 자국보다 한 수 아래로 보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달 사설에서 "인도의 우주 기술은 아직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며 완전한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면서 인도 로켓엔진은 대규모 우주탐사를 할 정도는 아니며 사람을 우주에 보낸 적이 없고 우주정거장 계획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중국은 실제로 지난해 10월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데 이어 이에 탑승한 자국 우주인 2명이 역시 자국이 만든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고 귀환하는 등 유인우주선 개발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탐사를 위한 탐사선 창어 4호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화성 탐사선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킬뿐 아니라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우주예산은 61억 달러로 미국(393억 달러)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많다. 인도는 12억 달러로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내 일부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좇아 거창한 임무에 자원을 쏟아 부을 때 인도는 외국 위성 발사 대행이나 기상 관측과 같은 현실적인 부문에 집중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하이 마이크로위성공학센터의 장용허 신기술국장은 "인도가 (외국 상업 위성을) 저비용으로 다량 발사하면서 급격히 커지는 우주 비즈니스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인도의 성공은 중국 로켓 발사 부문의 상업화도 촉진할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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