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두 번째 시연…관객 200여명 지켜봐
(청도=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매를 푼다. 즉 매의 마음을 얻는 것, 이게 바로 매사냥 첫걸음입니다."
12일 오후 경북 청도박물관에서 이기복(53) 응사(사냥에 쓰는 매를 부리는 사람)가 관중에게 매사냥 기본을 설명하며 '전통 매사냥 시연회'가 열렸다.
지난해 첫 시연에 이어 두 번째다. 시연에 나선 참매 9마리는 이 응사가 청도 야산에서 직접 잡아 50일간 훈련을 시켰다.
매들은 박물관 야외 마당에서 응사들의 한쪽 손에 얹혀 관중 200여명과 인사를 나눴다.
사냥감인 꿩이 발목에 끈이 묶여 마당에 나왔다.
관객은 매의 노란 눈을 바라보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
꿩을 발견한 매 역시 본능적으로 날갯짓하며 꿩을 노려봤다.
곧이어 매는 5m∼7m가량 저공비행을 하다가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매가 두 날개와 발로 꿩을 낚아채는 데는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고요히 매사냥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우와"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양진기(43) 응사와 아들 준서(8) 군은 매에게 꿩고기를 먹이며 훈련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줬다.
이 응사는 "매는 자연환경에서 계속 변한다"며 "(응사) 그 누구도 매를 자신 있게 다룬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응사들은 모두) 언젠가 자연에서 잠시 빌린 매를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통 매사냥은 고조선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번성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졌다.
청도에서는 1970∼1980년대까지 겨울철에 매를 사냥했다.
매사냥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무형유산에 올랐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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