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공화당 마크롱 비판트윗 '유대인 혐오 조장' 논란

입력 2017-03-12 19:05  

佛 공화당 마크롱 비판트윗 '유대인 혐오 조장' 논란

매부리코·중절모 등 30년대 反유대인 포스터 연상…삭제후 사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공화당이 경쟁자인 중도신당의 유력 대권 주자 에마뉘엘 마크롱(39)을 고약한 모습의 캐리커처로 표현했다가 '반(反) 유대주의'를 조장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12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프랑스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공식트위터에서 신당 '앙 마르슈'의 대선후보 마크롱을 매부리코에 기다란 검은색 중절모를 쓴 채 반달 모양의 낫을 든 모습으로 묘사했다가 삭제하는 소동이 있었다.

'마크롱 은하계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일 게시된 이 트윗은 마크롱이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 등 주로 집권 사회당 인사의 지지를 받는다는 내용을 표현했다.

하지만 마크롱을 정장 차림에 반달 모양의 낫으로 시가를 자르면서 음흉한 웃음을 짓는 것으로 묘사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 캐리커처가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0년대에 유럽에서 유대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포스터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는 공화당이 반유대인 정서를 이용했다는 주장이 들끓었다.

나치 등 유럽의 극우세력을 연구해온 역사학자 니콜라 르부르는 르몽드에 "극우세력에 뿌리 깊게 박힌 유대 자본주의의 음모라는 도식을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면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거나 유대인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마크롱은 현 정부의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경제장관으로 합류하기 전에는 유대계 로스차일드 가문이 소유한 은행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공화당은 "반유대주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트위터에서 해당 내용을 부랴부랴 삭제한 뒤 캐리커처를 마크롱의 사진으로 교체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프랑수아 피용(63)도 당의 행동을 비판하며 관련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적 싸움은 가차 없지만, 품위를 지켜야 한다"면서 "반유대주의 선전의 코드를 담은 캐리커처 배포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사무총장 명의로 사과 성명까지 내며 진화에 나섰다.

베르트랑 아코예 사무총장은 "충격받으신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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