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 중이던 씨드릴사와 '이자 제외한 선수금 반환' 합의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현대삼호중공업이 선주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취소 통보를 받은 뒤 국제기구를 통해 중재 절차를 밟고 있던 반잠수식시추선 1기를 유럽 소재 해운사에 3억7천만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13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2015년 씨드릴(Seadrill)사로부터 계약 취소 통보를 받은 뒤 영국해상중재인협회(LMAA)를 통해 중재를 진행 중이던 반잠수식시추선을 둘러싼 중재를 종결키로 최근 합의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시추선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선주사인 시드릴로부터 받은 선수금 1억7천만달러를 이자 없이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씨드릴사는 지난 2015년 9월 현대삼호중공업에 자사가 발주한 시추선에 대한 계약취소를 통보하며 이자를 포함한 선수금 환급을 요청했다. 이에 현대삼호중공업은 그해 10월 영국해상중재인협회에 중재를 신청했고, 1년 5개월을 끌어오던 중재가 결국 양측의 합의로 마무리된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삼호중공업은 씨드릴사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반잠수식시추선을 노르웨이의 해운사인 씨탱커에 3억7천만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현대삼호중공업은 추가손실 없이 현금을 확보하게 돼 유동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계약 취소로 인한 손실은 이미 2015년 실적에 반영했다.
이번 매각은 석유수출국기국(OPEC)의 감산 합의 및 이행에 따라 유가가 상승하고 원유 개발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성사됐다.
이에 따라 현재 현대중공업이 비슷한 일을 겪은 뒤 추진하고 있는 시추선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현대삼호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노르웨이의 선주사인 프레드올센 에너지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취소 통보를 받은 뒤 국제기구를 통해 중재 절차를 진행해 오다가, 지난해 선수금을 돌려주고 시추선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현재 재매각을 추진 중인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에는 시황이 워낙 좋지 않아 시추선에 대한 수요가 없었기 때문에 제값을 받기는커녕 매각 자체도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번 현대삼호중공업의 시추선 매각을 계기로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시추선 매각 추진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번에 시추선을 사들인 씨탱커는 또 다른 시추설비인 현대중공업의 '볼스타 돌핀'을 2019년까지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함께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최근 발표한 '향후 5년간 중기 원유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120만 배럴씩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신규 유전 개발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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