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컨소시엄 안되면 금호타이어 포기"…채권단 압박(종합2보)

입력 2017-03-13 17:54  

박삼구 "컨소시엄 안되면 금호타이어 포기"…채권단 압박(종합2보)

산업은행 "개인자격 인수 원칙 위배"…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윤보람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를 인수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계획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 회사의 최종 주인을 가릴 '본게임'이 시작됐다.

박 회장 측은 개인 자금으로만 제한한 인수 방식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돈까지 허용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주주협의회(채권단)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중국 업체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서울 종로구 그룹 본사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주주협의회가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현 경제 상황에서 재무적 투자자(FI)로만 100% 인수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개인 자격으로 보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박 회장 개인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FI로부터 빌려오는 돈은 개인 자금으로 인정하지만,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서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언론을 통해 밝혀왔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 약정 내용을 근거로 주주협의회 동의가 있으면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이 때문에 우선매수권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산업은행에 지속해서 요청했으나 어떤 공식적인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밝혔다.

윤 상무는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에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하기 전 이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컨소시엄 구성만 허용되면 현재 협상 진행 중인 다수의 SI와 함께 무리 없이 인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구체적인 회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중국 업체를 포함한 여러 군데와 의미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으면 매각 약정과 관련한 법적 소송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상무는 "더블스타의 규모는 금호타이어와 비교해 4분의 1에 불과하고 매출도 떨어진다"면서 "국내 정서, 노조와의 관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등에 관한 노하우를 지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빠른 회사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후에는 중국이나 홍콩 법인을 통한 유상증자를 포함해 자본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주주협의회는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논의해달라는 그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가운데, 이날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방식이 개인 자격 인수라는 기존 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박 회장이 정식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면 그때 가서 세부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협의회가 16일까지 박 회장에게 더블스타와의 계약 조건을 통보하면, 박 회장은 통보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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