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찾아오는 제주 서귀포에서 봄 정취를 즐기며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제7회 서귀포 봄맞이 축제가 오는 24∼25일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복사꽃이 몸국을 끓이는 가마솥 돼지국물에 떨어지는 잔칫날 모습을 상징)을 주제로 마련됐다.
첫날(24일)에는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제주 전통음식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사라져 가는 고유의 음식문화를 되새기면서 음식을 소재로 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모색하는 '제주 전통음식문화 재조명과 계승 전문가 포럼'이 열린다.
이어 이중섭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정의향교 집전으로 남극노인성제를 열고, 이중섭미술관 앞마당에서 노인성 관측 체험을 한다.
남극노인성제는 노인성이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여기던 고려·조선시대 나라의 평안과 백성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던 국가제사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성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제주에서도 남쪽이 트여 있는 서귀포로 전해진다. 제주의 선인들은 '서진노성'(西鎭老星)이란 이름으로 서귀진성에서 바라보는 노인성을 제주에서 빼어난 경치인 '영주 12경'의 하나로 꼽았다.
둘째날(25일)에는 돼지고기를 삶은 국물에 모자반과 돼지고기를 넣어 끓인 '몸국', 삶은 돼지고기와 순대를 썰어 작은 쟁반에 담은 '돼지고기반' 등 예부터 제주에서 큰일을 치를 때 마을 사람들에게 대접했던 전통음식을 나눠 먹는 행사가 마련된다.
조선시대 정의현에서 관민이 함께 화전을 부쳐 먹던 '정소암 화전놀이'의 정신을 계승하고 옛 선인의 삶의 문화와 미풍양속을 되새기는 진달래꽃 화전음식 재현·체험 행사가 열린다.
한국전쟁 당시 서귀포에 와 11개월여 살았던 한국 근대 서양화의 거장 이중섭(1916∼1956)을 기리는 서귀포 은지화 그림그리기 대회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치러지며 국악인 최예림 가야금병창, 서귀중앙여중 밴드 크레센도, 레옹 라이브 등 흥겨운 공연도 펼쳐진다.
희귀 화목과 과수묘 20여종 2천500여 그루를 축제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꽃나무 나눔행사'도 마련된다.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는 서귀포의 차별성과 상징성을 알리고, 제주의 옛 선인들이 역경을 헤쳐 온 지혜로운 삶의 문화와 미풍양속을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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