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중년에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면 노년에 인지기능 장애나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킬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현기증을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보건대학원 역학과의 앤드리어 롤링스 박사 연구팀이 1987년 미국 4개 지역에서 시작된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연구에 참가한 심장병, 뇌졸중 병력이 없는 1만1천503명(45~64)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UPI통신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연구 시작 때 참가자들은 기립성 저혈압 검사를 받았다.
20분 동안 누워있다가 몸을 일으켰을 때 혈압을 재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이 20mmHg, 최저혈압(확장기 혈압)이 10mmHg 이상 급격히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간주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모두 703명이었다.
그 후 20여 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기립성 저혈압 그룹은 기립성 저혈압이 없는 그룹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15%, 치매 진단을 받을 위험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기립성 저혈압이 순간적으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과성 현상이라 하더라도 뇌의 혈류를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뇌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롤링스 박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기립선 저혈압 자체가 원인인지 아니면 그 어떤 다른 기저질환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기립성 저혈압 검사는 처음 한 번뿐이었고 이후 다시 검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연구의 미흡한 부분이라고 그는 시인했다.
그러나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위험요인들을 알아야 예방과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만큼 기립성 저혈압도 위험요인 중 하나로 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롤링스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포틀랜드에서 열린 미국 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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