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선제 유지 의견…4년 중임·6년 단임제 등 논의
안전권·망명권·정보기본권·환경권 등 새 기본권 도입하기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집행부의 권한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데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개헌특위는 1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제1·2 소위로부터 정부형태와 기본권 신설 등 주요 개헌사항에 대해 논의한 결과를 보고받았다.
정부 형태와 정당·선거·사법부 분야의 개헌사항을 논의한 제2소위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집행부의 권한을 분점해야 한다는 데 소위 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분권 수준과 총리를 포함한 내각 구성방안, 총리와 의회와의 관계 등 세부 방안에는 이견이 있었다.
또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현행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하고, 대통령의 임기에 대해서는 4년 중임과 6년 단임제 등을 논의했으나 단일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직접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제출하는 국민발안제를 도입하는 방안에는 소위위원 대부분이 공감했으나 발안 요건과 국민투표 여부 등 세부 사항은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선출직 공직자를 임기가 다하기 전 국민투표로 파면하는 국민소환제는 소요비용과 실익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또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는 특권이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직무수행을 위해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으나, 면책특권은 업무수행을 위해 존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원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으며, 양원제를 도입하더라도 양원 국회의원의 정수를 현행 국회의원 정수인 300인 이내로 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공공기관의 관리자 임명권과 관련해서는 정부형태의 유형과 관계없이 국회 상임위원회의 청문 절차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원정부제를 채택할 경우 장관의 권한과 책임으로 공공기관의 관리자를 임명하자는 견해가 제기됐다.
헌법 전문(前文), 총강, 기본권, 지방분권, 재정제도 등의 개헌 사항을 논의한 제1소위는 현행 기본권의 개선·보안과 새로운 기본권을 헌법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설하기로 한 기본권은 안전권·망명권·정보기본권·환경권·보건권(건강권) 등이다.
제1소위 위원들은 안전권을 신설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으나 '모든 형태의 폭력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까지 규정할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렸다.
정보화 사회에 따라 정보기본권을 신설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정보의 자유(알 권리)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구체적인 규정범위는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또 환경권 및 보건권(건강권)을 신설하기로 의견이 모였으나 '지속 가능한 환경', '보건권과 건강권의 차이'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망명권 신설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고,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변경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와 함께 성 평등 규정을 별도로 신설하는 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법원'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로 수정하자는 데 소위 위원 대부분이 동의했다.
또 정규직·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를 위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에 의견이 모였으며, 군인·경찰 공무원 등이 직무집행과 관련해 받은 손해에 대해 배상을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하기로 했다.
재정제도와 관련해서는 예산의 목적·내용·제약·권한과 책임 등을 법률의 형식으로 국회가 의결하는 예산법률주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소위 위원들이 뜻을 같이했다.
또 재정 건전성, 수지균형의 원칙 등 재정준칙을 헌법에 도입해 재정규율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다만, 국회가 예산편성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예산 편성권을 국회가 가져오자는 의견과 현재와 마찬가지로 정부에 두자는 의견은 찬반이 갈렸다.
지방분권과 관련해서는 제1소위 자문위원회가 지방분권국가임을 선언하고 양원제를 도입하며,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사법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초안을 제1소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자문위 초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과 자치법률에 대한 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등의 반론이 제기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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