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언론도 터키 규탄…"서방 일원이란 기대 접자"

입력 2017-03-13 12:04  

미국언론도 터키 규탄…"서방 일원이란 기대 접자"

WSJ 칼럼…"돌아오기 힘든 길 가버린 19세기 마인드 깡패"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법치주의, 민주주의 훼손 논란에 휘말린 터키를 서방 일원으로 포용하기 어려운 시점이 왔다는 견해가 미국에서도 고개를 들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소흐랍 아마리 논설위원은 12일(현지시간) '에르도안이 서구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런 견해를 펼쳤다.

그는 터키 주재 독일 특파원 구속, 막무가내식 개헌 찬동집회 개최 등 터키가 주도하는 일련의 사태를 지적하며 "서구 국가들은 터키가 과연 믿을만한 일원인지를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국에서 대대적 숙청을 개시한 지난 2008년부터 서구로부터 이탈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또 여당 정의개발당(AKP)이 표방하는 무슬림 민주주의가 진정성이 없다는 조짐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아마리 위원은 터키 정부가 독일 유력 일간지 디벨트 소속 데니츠 위첼 터키주재 특파원을 '테러 선전' 혐의 등으로 구속한 것을 터키의 명백한 이탈 의사로 규정했다.

그는 위첼 기자가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PKK 지도자 제밀 바이으크와 인터뷰를 했을 뿐이라며 "이런 날조된 기소에서 에르도안이 현재 만들고 있는 터키의 가장 추하고, 편집증적인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터키가 작년 7월 발생한 쿠데타 이후 수천 명을 구금하고, 언론사 120여 곳을 폐쇄하는 등 '무더기 숙청'을 한 것을 고려할 때 위첼 기자의 구속은 터키의 서구 이탈을 표시하는 중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리 위원은 "터키가 이란과 중국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면 예전으로 쉽게 돌아올 수는 없을 것이다"라며 터키가 더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서구가 터키가 믿을만한 일원이라는 이 소설 같은 주장을 계속 인정해야 하느냐는 점"이라며 "에르도안은 우리에게 소속된 19세기 사고방식을 지닌 깡패"라고 매도했다.

아마리 위원은 터키가 러시아와 이란에 맞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벽이 될 순 있지만 터키를 나토에 포함하는 비용이 이득보다 클 것이라며 지금이 바로 손익분기점이라고 주장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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