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행사 무급휴가 시행…"중국 여행사도 큰 피해 볼 것"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금지하기로 한 15일부터 부산에서도 크루즈선들의 무더기 입항취소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크루즈선사 대리점들은 13일 "선사들로부터 '15일 이후에는 부산 입항을 취소한다' 거나 '입항이 어려울 것 같다'는 비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니해운은 15일 이후 중국에서 출발하는 스카이시크루즈사의 크루즈선들이 부산 입항을 모두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로열캐리비언사는 아직 구체적인 취소 통보를 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 선박의 입항이 취소될 게 확실시된다.
그 시기와 폭이 어느 정도냐만 문제라고 유니해운 관계자는 설명했다.
MSC사의 대리점인 해리해운은 15일 이후 중국 관광객들을 태운 크루즈선의 부산 입항은 모두 취소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프린세스크루즈사 등 다른 선사들의 대리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리점들은 선사가 통보한 입항 취소 기간이 일단 6월 말까지이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서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는 15일부터 6월 말까지 부산항에 입항하기로 예정된 크루즈선은 모두 90척에 이른다.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한중일 3국을 운항한다.
크루즈선과 연관된 선사 대리점을 비롯해 여행사, 전세버스, 통역, 가이드, 식당, 면세점 등은 물론이고 선박에 물품을 공급하는 선용품, 급유업 등의 연쇄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여행사들은 직원들의 무급 휴가를 시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낮 12시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접안한 6만5천t급 MCS 리리카호를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러 나온 통역원과 가이드들은 "오늘 이후로 단체관광객 일정이 없어 집에서 쉬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국 톈진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을 타고 온 관광객 1천100여명은 대부분 하선해 대형버스를 타고 부산시내 관광을 마친 뒤 오후 11시께 일본 후쿠오카로 떠난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중국의 한국여행 금지 조처는 결과적으로 두 나라 여행업계 모두에게 피해를 안긴다며 양국 정부가 조속히 해결책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은 현지 여행사가 외국 선사로부터 배를 빌려 여행객을 모집하는 형식으로 운항한다.
이 관계자는 "한중일 3국을 도는 4박 5일짜리 상품이 가장 인기 있다"며 "한국을 기항지에서 빼면 상품 구성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 배를 빌린 중국 여행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부산 등을 대신할 기항지가 일본밖에 없는데 일본의 항만들이 많은 크루즈선을 추가로 수용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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