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환경 악화, 장래 불투명" 사측 설득에 노조 수긍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기업들의 임금협상인 춘투(春鬪)를 선도하는 도요타자동차 노사가 올해 월 기본급을 전년(1천500엔)보다 200엔 적은 1천300엔 올리는 수준에서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아사히·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제조업체인 도요타가 올해로 4년째 기본급을 올리게 됐지만, 인상폭이 작년보다 줄면서 다른 기업에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전기전자 대기업들도 작년 1천500엔보다 낮은 월 기본급 1천엔 인상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정부가 나서서 임금인상을 촉구하는 이른바 '관제춘투'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요타 사측은 오는 15일 월 1천300엔 기본급 인상이라는 협상안에 최종 응답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기본급과는 별도로 가족수당분으로 월 1천100엔을 지급할 예정이다.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던 수당 증액을 올 봄 앞당겨 일괄 실시하게 된다. 노조는 정기승급 분을 제외한 기본금 인상폭으로 월 3천엔을 요구했다가 이러한 회사 측의 안을 받아들었다.
보너스의 경우 노조가 요구한 대로 연간 월급 6.3개월 분을 지급하지만, 이는 전년의 7.1개월 분을 밑도는 수준이다. 노조는 실적이 악화한 점을 고려해 전년보다 0.8개월 분을 적게 요구했다.
아베 총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일본 국내 소비를 살려내기 위해 "적어도 전년과 같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자 도요타는 기본급 인상은 박하게, 가족수당은 후하게 하는 고육책을 택했다.
도요타는 이달말 종료되는 2016회계연도 영업이익이 엔고 등의 영향으로 5년 만에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시장인 미국에 보호주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발족, 향후 경영환경도 불투명해졌다.
회사 측은 노사교섭에서 고정비 증가로 이어지는 기본급 인상에 소극적이었다. 노조는 개인소비 활성화와 일본 전체 기업의 선도역으로서의 의무 등을 들어 기본급 인상에 주력하다 절충안에 동의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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