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 "금호타이어, 中에 넘어가면 기술유출 우려"

입력 2017-03-13 18:09   수정 2017-03-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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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업계 "금호타이어, 中에 넘어가면 기술유출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국내 굴지의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 더블스타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타이어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매출 규모 등이 훨씬 작은 더블스타에 인수될 경우 기술유출, 구조조정 등의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더블스타는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9천55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SPA 체결에 따라 앞으로 30일 이내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42%의 지분 비율로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가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산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기술력, 브랜드인지도, 소비자 유통망같은 네트워크 등 3박자를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되면 이 같은 메리트를 한번에 모두 갖고 갈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1960년 설립된 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타이어 생산업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승용차, 레이싱 차량 타이어 분야에 강점이 있다.

더블스타는 트럭 타이어와 시내버스, 중장거리 버스 타이어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 매출 기준 글로벌 14위 수준으로 34위권의 더블스타보다 연 매출이 4배가량 많다.

중국 자동차산업이 금호타이어를 품게 되면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 같은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타이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전기차 산업 등에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 산업에는 내구성이 좋고 연비를 높일 수 있는 타이어가 필수"라며 "금호타이어는 중국 타이어업체보다 몇 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블스타에 인수되면 중국 자동차산업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다른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추가 투자 없이 노조가 강한 국내 공장 등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벌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지난 2004년 상하이차에 인수됐다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쌍용차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상하이차는 당시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4년간 1조2천억원 투자'를 약속했으나 첨단 기술만 빼돌렸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2009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직원 2천646명을 구조조정해 아직도 '먹튀 자본'의 대명사로 불린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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