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정유·화학업계가 후한 배당에 나서며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고 있다.
한 번 배당금을 늘리면 주주들의 기대가 커져 좀처럼 낮추기 어렵다는 점에 비춰 고배당은 올해 실적에 대한 업계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10일 보통주 1주당 5천700원, 우선주 1주당 5천725원을 현금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6천636억9천300만원, 시가배당률은 보통주의 경우 6.7%, 우선주는 10%다.
이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배당 규모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액의 비율)도 57.2%나 됐다. 에쓰오일은 배당성향이 높기로 유명하지만 적자를 봤던 2014년에는 배당성향이 -6.1%였고, 지난해에도 44.3%에 그쳤다.
에쓰오일은 이미 지급한 중간배당금(주당 500원)을 포함해 지난해 연간 총 7천219억원을 배당했다. 에쓰오일의 배당금 총액이 7천억원을 넘긴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배당 소식에 힘입어 13일 에쓰오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43%(5천600원) 오른 9만2천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앞서 정유업계의 맏형인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실적 발표 때 1주당 6천400원(보통주), 우선주는 6천450원 등 5천965억원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배당금 총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주당 6천400원의 배당금은 예년과 견줘 50% 인상한 4천800원의 기본 배당금에 2014년 적자로 배당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보상 성격의 일회성 특별 배당금 1천600원을 더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5.7%다.
화학업계의 선두주자인 LG화학도 주당 5천원씩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전년과 똑같은 28.7%이지만 이익이 늘면서 배당금 총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3천681억원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이익이 크게 늘면서 배당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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