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터키 개헌 찬동 정치집회에 참가하려던 터키 장관들의 입국을 막은 네덜란드가 터키로부터 '나치 같다'고 공격받는 가운데 네덜란드에 연대와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독일 제 1공영 ARD TV의 메인뉴스인 타게스샤우는 1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네덜란드 정부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나치 잔재"라고 네덜란드 정부를 공격한 데 대해 "전적으로 상황을 오도하는 것이며, (나치의 잔혹함에 의한) 참상을 별것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총리후보 역시 정부 각료들의 해외 순방을 정당정치의 도구로 활용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터키 정부를 향해 "너희 나라나 잘 통치해라. 해외에서 그대 시민들 갈라치기나 하지 말고"라고 힐난했다.
앞서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부 장관 역시 터키 정부 각료들이 독일에까지 와서 정치집회에 참석하는 것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독일 형법이 규율하는 범위 내에서 집회를 적절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원론을 피력했다.
하지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부 장관은 원칙적으로 그러한 집회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유럽과 터키 간 관계를 고려해 "냉정한 머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등 독일 정부 각료들 사이에 대(對) 터키 대응이 엇갈린다고 타게스샤우는 전했다.
최근 독일은 에르도안 정권의 반민주적 행태와 외교분쟁의 국내정치 악용이 못마땅하기 이를 데 없지만, 난민협정 이행 등과 관련해 터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갈등 수위만을 끌어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국내의 비판적인 반(反) 에르도안 여론을 고려할 때 비판의 톤을 낮출 수도 없는 딜레마적 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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