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 1997년부터 한국에 체리, 오렌지 등 과실류를 수출해온 미국 기업 O사는 24%의 높은 관세로 인해 한국 내 판매가 좀처럼 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2년 3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관세가 즉시 철폐됐고 저가전략을 통해 현재는 발효 전보다 수출액이 2∼3배로 늘었다.
코트라(KOTRA)는 한미FTA 발효 5주년을 맞아 '미국이 바라본 한미FTA 발효 5주년 효과 및 활용사례' 보고서를 14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 현지 8개 무역관을 통해 시행한 미국 바이어와 수출기업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미국 바이어들은 한미FTA에 따른 관세 절감, 제도 선진화, 절차 간소화 등의 이점을 누렸다.
국내 음료 제조업체로부터 알로에 음료를 수입하는 P사는 발효 후 관세철폐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되자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 현재 월마트, 샘스클럽 등 글로벌 유통체인에 납품 중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를 수입하는 M사는 한미FTA를 계기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M사는 품질과 사양 등을 조사한 뒤 수입을 개시해 현재 1천900만 달러 상당의 우리나라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미국 수출기업은 관세 절감 이점을 통한 새로운 수요 확대, 전략시장으로의 진출, 지식재산권 보호 등 선진화된 제도 개선을 기초로 한 거점운영에 나섰다.
조제점결제(화학제품의 일종)를 수출하는 화학기업 A사는 그동안 제품을 LG, 삼성 등 대기업으로 수출만 했다. 그러나 한미FTA로 향상된 지식재산권 보호를 보장받은 후 한국을 아시아 통합 생산플랫폼으로 선택하고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미국의 FTA 수혜기업들은 "한국 기업들도 미국 내 다양한 수요를 만족하게 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확대하고, 향후 피해예방을 위해 FTA 원산지 사후 검증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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