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에서 한지 화가로…'경계를 허문 작가' 권영우 개인전

동양화가에서 한지 화가로…'경계를 허문 작가' 권영우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저 나름대로 생각할 적에는 회화이지 동양화, 서양화란 구별을 굳이 두지 말자. 그것이 기름 물감으로 그렸건, 서양화적인 화법으로 그렸건…."

화가 권영우(1926∼2013)는 1946년 서울대 미대에 1기로 입학해 동양화를 전공했다. 전통을 중시하는 동향화단에서 1958년 초현실주의 화풍의 '바닷가의 환상'으로 국전에서 장관상을 타며 '이단아'로 불렸다.

1950년대까지 전통적인 동양화를 그린 그는 1962년부터 붓과 먹을 버리고 한지를 자르고 찢고 뚫고 붙이는 '종이의 화가'로 거듭났다. 이후 1978년부터 10여 년간은 프랑스 파리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


미술계에 단색화 열풍이 불면서 단색화 작가로 조명받고 있는 권영우의 초기작을 보여주는 전시가 16일부터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국제갤러리는 지난 2015년 11월에도 권영우 개인전을 개최해 1960년대 후반부터 작고하기 전까지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 사이에 완성한 작품 30여 점이 나온다. 대부분 크기가 작은 소품으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다양한 흰색을 뜻하는 전시 제목 '베리어스 화이트'(Various Whites)처럼 수묵담채화부터 한지 작품까지 흰색의 변주를 추구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작가가 사용한 미술 도구와 친필 서신, 스크랩북, 도록 등도 전시된다.

전민경 국제갤러리 팀장은 "권영우는 단색화 작가로만 볼 수 없는, 독특한 화풍을 이뤄낸 작가"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권영우의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문의 ☎02-735-8449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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