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유럽축구 무대에서 심판으로 활약했던 키스 해켓이 "인종차별 구호는 경기 중단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해켓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구호를 주심이 들었다면 경기를 중단시켰어야 했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는 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 토트넘과 밀월의 경기에서 일부 밀월 팬들이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친 것에 대한 기고문이었다.
그는 "1990년대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경기에 심판을 본 적이 있다"고 회상하며 "제노아와 마카비의 경기였는데 당시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대형 걸개가 내걸린 것을 보고 이것이 치워져야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켓 전 심판은 "다행히 걸개가 치워져 경기는 시작될 수 있었지만 인종차별과 같은 구호에 대해서는 그만큼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마 주심이 손흥민에 대한 그런 구호를 듣지 못했던 것 같다"며 "만일 주심이 이를 인지했다면 경기를 중단하고 공식적인 조사 절차에 들어가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장 관리 요원이나 경찰이 직접 관중석에 들어가 문제의 구호를 주동한 사람을 적발해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토트넘 구단은 14일 "우리 정보를 조사 당국에 제공하겠다"며 인종차별 응원을 한 관중을 끝까지 찾아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틴 글랜 FA 회장 역시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축구는 인종, 성차별 등 차별주의자들의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라며 "포용의 가치를 추구하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매우 실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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