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사드 이용해 유명해지려는 수법" 지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에서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반한(反韓) 또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관련 시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과 달리 중국 인터넷상에서 롯데와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최근 23세의 중국인 여성 왕훙(網紅·중국의 파워블로거)의 롯데 관련 동영상이 퍼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무야란'이란 이름을 쓰는 이 여성은 45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중국의 파워블로거로 인터넷에서 한국 화장품을 판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동영상에서 중국 국기를 배경으로 과장된 연기로 노래하면서 '롯데 놈들이 고기 먹는 것만 좋아하고 주인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하 표현을 쏟아내면서 한국 화장품이나 롯데 상품을 보이콧하자고 선동했다.
이 여성은 정색하고 말하는 것보다 다소 재밌게 하는 게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다고 판단해 과장연기를 하는 동영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 네티즌들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왕훙이 공개적으로 롯데 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반한 감정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중국 네티즌 또한 해당 동영상의 배경으로 쓰인 중국 국기가 거꾸로 걸려있으며 심지어 동영상 배경 음악이 한국 노래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여성이 최근 사드 문제를 이용해 유명해지려고 하는 것일 뿐 애국 행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이는 애국 행위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이 동영상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웨이보에서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
문제는 중국 인터넷상에서 한국 및 롯데에 대한 비하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포털 소후(搜狐)닷컴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는 검은색 상·하의, 검은색 패딩을 입은 젊은 여성이 중국의 롯데마트 매장에 나타나 식품코너를 돌면서 식품을 훔쳐먹고 일부러 제품을 훼손하는 영상 100여 개가 유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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