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만여척 참가…대책위 "감사청구·국민서명운동 등 전개"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정부의 바닷모래 채취 연장 조치에 반발하는 어민들이 15일 대규모 해상시위에 나선다.
남해EEZ바닷모래대책위원회는 "전국 91개 수협 소속 4만여척의 어선이 바닷모래 채취 저지를 위한 해상 총궐기 투쟁에 참여한다"고 14일 밝혔다.
규모가 작은 연안 어선들은 정박지나 가까운 바다에서, 선망·기선저인망·권현망·근해통발 등 규모가 큰 어선 300여척은 골재채취단지까지 가서 해상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대책위는 바다에 나가 시위할 선박은 현재 3천130여척으로 집계됐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해상시위 선박은 경남이 990여척으로 가장 많고 부산 598척, 전라도 440척, 제주도 300척, 강원도 335척, 경북 100여척 등이다.
어민들은 해상 시위 당일 오후 1시에 각 항포구 등 집결지에서 수협별로 정부 규탄성명을 발표한 뒤 정부에 대한 항의와 채취연장 철회를 요구하는 의미로 뱃고동을 30초씩 3회 동시에 울린다.
이어서 바닷모래 채취 연장을 규탄하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선박에 내걸고 30분가량 전국 연안과 골재채취단지 일대를 돌며 시위할 예정이다.
정연송 대책위원장은 "골재업자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생계터전을 잃게 된 어민들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 총궐기했다"며 "정부는 당장 모래채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바닷모래 채취 중단을 결정할 때까지 감사원 감사청구, 대국민서명운동 등 대정부 투쟁을 지속해서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번 주중 감사원에 바닷모래 채취 전반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고 15일부터 대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바닷모래 채취 허가권을 국토교통부에서 해양수산부로 이관하는 법률 개정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대책위는 국토부가 애초 국책사업용으로만 쓰기로 했던 바닷모래를 2010년 8월 민수용으로도 공급하기로 결정한 직후인 그해 12월께부터 국토부 출신이 골재협회 상임 부회장을 맡고 있어 그 배경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2008년 9월 남해 바닷모래 채취를 허가하면서 국책사업으로 용도를 제한했다가 2010년 8월에는 국책사업용 외에 민수용 채취도 허용했다.
대책위는 이후 국책사업과 민수용 구분 없이 채취하도록 해 전체 채취량의 80~90%가 민수용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이는 골재업자들에 대한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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