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 의식하나…왕양 부총리 영유권 분쟁 필리핀에 급파

입력 2017-03-14 17:50  

중국, 트럼프 의식하나…왕양 부총리 영유권 분쟁 필리핀에 급파

日함정 남중국해 통과설에 "정상적 경유면 상관없어" 담담한 태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내달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시아 지역 분쟁 사안들과 관련, 강경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듯한 조처를 하고 있다.

영유권 분쟁을 빚은 필리핀에 부총리를 보내기로 해 남중국해 문제를 원만히 '관리하려는 자세'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일본 함정의 남중국해 진입에도 담담한 반응을 보여 불필요한 마찰을 자제하려는 분위기를 나타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만남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영유권 문제로 소송했던 필리핀을 다시 한 번 다독일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왕양(汪洋) 부총리가 필리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필리핀을 방문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만난다고 발표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왕양 부총리가 두테르테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며 필리핀 내각과 회담할 것"이라면서 '중국·아세안 관광협력의 해' 개막식과 중국·필리핀 무역논단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성공적이었으며 중국과 필리핀 관계가 전면적으로 개선됐고 실무 협력이 전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 대화와 협력이 재개되고 양국 관계가 좋은 국면으로 가고 있는데 이는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매우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지난주 중국 상무부장이 필리핀을 방문해 양국 무역 회의를 통해 실무 협력을 위한 광범위한 공통 인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양 부총리의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선린 우호를 심화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올여름 항공모함급 호위함 이즈모를 미국과 인도의 합동훈련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진 것과 관련해서는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내놓았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즈모함이 남중국해를 통과해 인도로 갈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조금도 근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이즈모함이 5월에 남중국해로 간다는 보도가 있으나 목적이 동남아 국가 방문이기 때문이며 다른 목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본 측에 들은 게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단지 몇 개 국가를 방문하면서 정상적으로 남중국해를 경유하는 것이라면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의견도 없다"면서 "우리는 유관국가 간에 정상적인 왕래를 통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촉진 작용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남중국해에 가는 것에 다른 의도가 있다면 이는 별도로 다뤄야 한다"면서 "왜냐하면 최근 일본이 남중국해에서 일련의 분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으로 일본은 지역 평화와 안정에 큰 책임감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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