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가 지난해 11월 이후 은행에 내려진 현금인출 제한 조치를 완전 해제하면서 4개월 동안 진행된 화폐개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14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인도중앙은행(RBI)은 예금주들이 은행 계좌에서 1주일에 5만 루피(87만 원)까지만 현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제한을 전날부터 없앴다.
전날은 인도 힌두교 축제인 '홀리'로 상당수 주에서 공휴일이었기에 사실상 이날부터 현금인출 제한이 완전히 풀린 셈이다.
로메스 소브티 인더스인드 은행 대표는 "현금을 인출하려 늘어섰던 긴 줄이 사라지는 등 이미 상당한 정상화가 이뤄졌다"면서 "몇몇 현금인출기(ATM)가 현금이 떨어져 작동되지 않는 때도 있지만 많은 ATM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인도는 지난해 11월 8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검은돈 근절'을 목표로 14조 루피(243조 원) 규모의 500루피·1천 루피 지폐를 일시에 사용 중지하고 신권으로 교체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이는 시중 유통 현금의 86%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용 중단된 구권을 대체할 신권이 제때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인도 경제는 현금부족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당장 현금이 필요한 시민들은 매일 몇 시간씩 은행에 줄을 서야 했고 일용직 노동자들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으며 서민들은 꼭 필요한 지출 외에는 소비를 줄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화폐개혁 이전 7.6%로 전망한 인도의 2016-17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경제성장률을 올해 1월 6.6%로 1%포인트 내려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이티엠(PayTM) 등과 같은 전자지갑 서비스에는 신규 사용자가 대거 몰리며 특수를 누렸고, 정부도 이에 호응해 전자 결제에 할인 혜택을 주는 등 디지털 경제 활성화에 나섰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인도에 유통되는 현금 규모는 화폐개혁 이전 통화량의 62% 수준이라며 아직 현금 유동성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액시스 은행과 HDFC, ICICI 은행 등 몇몇 인도 시중 은행은 현금부족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해 일정 회수를 넘는 현금 거래에는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인도 최대 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도 다음 달부터 현금 거래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 인도 총리 수석 경제보좌관은 지난 1월 말 발표한 경제조사보고서에서 화폐개혁으로 인한 현금 유동성 부족 사태는 4월이면 끝날 것이라며 새 회계연도에는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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