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아웃제의 결말…대한항공의 비상, OK·삼성의 추락

입력 2017-03-15 07:26  

트라이아웃제의 결말…대한항공의 비상, OK·삼성의 추락

하나로 뭉친 흥국생명, 9년의 기다림 만에 정규리그 우승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가을에 시작한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가 인천에 봄소식을 알리고 5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인천 남매'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지난 7일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남녀 팀이 같은 날 정규리그 동반 우승을 달성하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우승은 아니었다. 대한항공은 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확정의 문턱에서 2위 현대캐피탈, 3위 한국전력의 벽에 연이어 가로막히며 체면을 구겨야 했다.

그 정도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즌이었다. 올 시즌 남자부에 처음으로 도입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제도는 지금까지의 전력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예년과 같이 과감한 투자로 거물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없게 되자 기존의 '몰빵 배구'를 해온 팀들은 하나같이 위기를 맞았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이 쿠바 출신 '특급 용병' 로버트랜디 시몬이 떠나자 최하위로 추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7-2008시즌부터 7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삼성화재 역시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빠지자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4위에 그치며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나서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어느 팀 하나 쉬운 팀이 없고, 풀세트 경기가 빈번했던 올 시즌이 결과적으로는 선수층이 두꺼운 대한항공에는 기회로 작용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시즌 내내 레프트에 김학민, 정지석, 신영수, 곽승석을 교대로 투입해 체력을 아꼈다.

풍부한 선수 자원은 대한항공이 장기 레이스에서 슬럼프 없는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었던 필요충분조건이었다.

또 트라이아웃 최대어 밋차 가스파리니를 잡은 행운에다 '베테랑 승부사' 박기원 감독 영입도 정규리그 우승에 큰 몫을 했다.






여자부 흥국생명 역시 주축 선수의 부상 등 위기가 있었지만, 그 공백을 백업 선수들이 무리 없이 대체하며 9년 만에 최정상에 섰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사령탑으로는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 국내 스포츠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박 감독의 우승 스토리가 더 주목받은 것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다가가고 소통하려 했던 그의 리더십 때문이다.

흥국생명의 우승 배경에는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부터 토종 에이스 이재영, 센터진 김수지와 김나희, 살림꾼 신연경, 리베로 한지현, 세터 조송화까지 주전들의 고른 활약 이외에도 이러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최하위에 그쳤던 KGC인삼공사(3위)가 서남원 신임 감독과 선수들이 만들어낸 신바람 배구로 '꼴찌의 반전'을 이뤄낸 사례에서 보듯 여자부에서는 팀워크가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왕따 논란에 휘말리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도로공사는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인 9연패의 시련을 겪는 등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결국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V리그는 이제 포스트 시즌에 들어간다.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18일, 남자부는 19일 시작된다. 여자부는 2위 IBK기업은행과 3위 KGC인삼공사가 겨루고, 남자부는 2위 현대캐피탈과 3위 한국전력이 격돌한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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