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아무래도 낯선 존재다. 올 시즌을 맞아 SK 감독으로 새로 부임했고, 외국인이기까지 하다. 언어가 다르니 대화할 때는 통역을 거쳐야 한다.
힐만 감독 자신도 한국 야구와 한국 생활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어를 익히는 등 적극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힐만 감독의 첫 KBO리그 실전 경기가 열렸다.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를 한 것이다.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 나선 힐만 감독은 취재진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물론 인터뷰 질문에는 영어로 답했다. 통역이 인터뷰 진행을 도왔다.
그러나 선수들을 언급할 때는 또렷한 발음으로 이름을 불렀다.
코너 외야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을 하면서 '명기(이명기), 진기(정진기), 의윤(정의윤), 동민(한동민), 재현(김재현)'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했다.
"명기는 2년 전 활약이 좋았고, 진기는 장기적으로 좋다"는 등 그들의 특징도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든 정리를 해야겠지만, 골치가 아프지는 않다. 경쟁이 많으면 팀에 좋다. 캠프에서는 모두가 좋았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한다.
그는 중심타선을 맡을 우타자 정의윤에게 '당겨치기보다는 우중간으로 밀어치도록 하라'고 주문했고, 정의윤이 잘 실천해주고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에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지도를 해주는 편인가?'라고 묻자 힐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더라도, 코치에게 반드시 이야기한다. 코치가 나의 주문 사항을 모르면 선수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코치에게 말하고 그의 의견을 듣는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힐만 감독은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는 배팅케이지로 이동해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봤다.
정의윤은 힐만 감독에 대해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쟁하도록 하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을 다 알려주신다. 대화하시기를 좋아해서 선수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야구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말하기보다는 장난을 치면서 잘 다가갈 수 있도록 하신다"며 힐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이날 첫 시범경기를 3-2로 장식하며 한국 야구 생활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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