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수혜주는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 지주회사 전환 문제가 증시에서도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곧 가시화할 것이라며 다음 달 '인적 분할'을 위한 작업부터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CFO)이 전날 중구 대한상의회의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주회사 전환은 주주와의 약속 사안으로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현재 검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29일 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증시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가 정치적인 사안에 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미래에셋대우는 15일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상법 개정안 입법 전에 추진할 것이라며 오는 5월께 시장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통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실행 가능하며 지배력 확보 관점에서 필요성이 높다"며 "검토 결과를 시장과 오는 5월께 소통할 것으로 보이는데 긍정적인 결론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지주사 전환은 자사주를 활용한 지배력 강화, 인적 분할에 따른 합계 시가총액 증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자산 매각(현금유입) 등 측면에서 기업과 투자자의 '윈윈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 가시화의 시발점은 삼성전자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개정안의 입법화보다 먼저 추진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추가 확보가 가능하고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인적 분할 시 자사주 12.7%(36조원)를 활용하기 위한 가장 이른 시점이 올해 7월로 보수적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다음 달까지 이사회를 열어 분할 결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인적 분할 시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 연쇄 반응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된다"고 예상했다.
증시에선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미루거나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더 증대될 위험이 있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8.1%(의결권 없는 자사주 12.8% 제외)로 높지 않은데 자금 제약과 순환출자 규제로 지분 매입을 통한 지배력 강화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지분 1%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2조9천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7.6%를 보유한 1대 주주이지만, 금산분리 규제 강화와 보유 주식 시가평가제가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 추진 등 분위기 속에서 지배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 그룹 보유 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그룹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려면 인적 분할 때 자사주를 활용한 지주회사 전환이 최선의 방안인데, 자사주 활용을 제한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그룹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래전략실 해체와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으로 지배구조 변환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작업이 지연될수록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순수성이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총수의 지시나 미래전략실과 같은 비공식 조직이 아니라 합법의 틀 안에서 절차와 일정대로 지배구조 변환을 결정하면 된다"며 "오히려 총수가 없어도 지배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 후 여러 제반 사항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지주부문과 삼성물산 간 합병 작업은 3∼4년 후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연구원은 말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수혜주로는 그룹을 지배하는 통로 역할과 프리미엄 가치 실현이 기대되는 삼성물산[028260]이 가장 먼저 꼽혔고, 다음으로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하는 삼성전자[005930], 삼성생명[032830], 삼성에스디에스[018260]도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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