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원, 국내외 4개 논문 검색 시스템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진 신데렐라·백옥·마늘·감초·태반주사의 피로회복 및 미용 효과를 다룬 신빙성 있는 국내외 연구논문이 단 1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주사제의 효과·효능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서울대어린이병원 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능성 주사제의 효능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외 논문 검색 시스템 2개(Ovid-MEDLINE·Ovid-EMBASE)와 국내 논문 검색 시스템 2개(Korea Med·KMBASE)를 이용해 문헌고찰을 시행했다.
각 주사제의 주요 성분을 검색어로 지정해 관련 논문을 찾은 다음 인간을 대상으로 피로회복·미용 효과를 객관적인 연구모형으로 검증했는지 따져본 결과, 중국에서 2011년 발표된 신데렐라 주사(성분명:티옥트산) 논문 단 1편만 남았다.
특히 이 논문조차 신데렐라 주사의 체중 감량 효과에 부정적이었다. 논문 저자들은 "비만 환자와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에게 티옥트산을 정맥에 투여해 대조군 실험을 한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김 연구위원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적 근거 산출과 평가가 필요하지만 피로회복·미용 효과는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우므로 관련 논문이 드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피부 미백 등을 목적으로 이들 주사제 사용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 유효성·안전성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신데렐라 주사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척수염·직업성 난청 치료 등에 쓰이도록 효능·효과를 인정받았고, 백옥주사(글루타티온)는 만성 간 질환에서의 간 기능 개선 용도로 허가를 받았다.
또 마늘주사(푸르설티아민)는 비타민 B1 결핍증 치료에, 감초주사(글리시리진)는 두드러기·습진·알레르기성 피부질환 개선에, 태반주사(자하거)는 갱년기 증상 완화·간 기능 개선에 쓰이도록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박실비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들 주사제는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실태 파악과 사후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허가 범위 외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성 대한의학회 회장은 "의학회에서도 이런 주사제의 효능·효과를 검증해보려고 했지만, 학술적 근거가 부족해 다룰 수 없었다"며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해 효능·효과 여부를 확인해야 각 주사제의 안전한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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