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욕 =연합뉴스) 강영두 박성제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한국과 멕시코를 미국의 교역국 가운데 대표적인 흑자국으로 지목했다.
라이시저 USTR 대표 내정자는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의 교역국을 세 범주로 나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무역 격차와 자유무역협정(FTA) 상황을 근거로 분석한다면 세 가지 범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멕시코를 대표적인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꼽았다.
그는 두 나라에 대해 미국의 적자가 상시적이며, 그 규모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캐나다와 호주, 싱가포르는 미국이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나라라고 지목했으며, 그 밖의 많은 나라는 소폭의 적자 또는 소폭의 흑자를 번갈아 기록하는 나라들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시저 대표 내정자는 "나는 무역 적자를 볼 때, 그것이 상대국과의 무역 규칙에 관해서 무엇을 말하는지를 자문(自問)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왜냐하면 우리의 목적은 단순히 무역 적자를 줄이는 것에 있지 않고, 시장에서 더 많은 효율을 얻고 모든 곳에서 무역 장벽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시저 내정자는 그러나 "모든 나라가 미국에서 승리한다. 생산자들은 우리가 무역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로 이긴다"며 교역국들의 무역 불공평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 FTA가 위기에 빠졌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라이시저 내정자의 발언과 함께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5주년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힘겹게 이룬 합의를 미국이 재협상하거나 폐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호무역 기조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미 FTA 반대론자와 찬성론자의 의견도 나란히 소개했다.
최근 나온 USTR의 보고서는 개정 또는 폐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의 무역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 달리 오히려 두 배가 됐다.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이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다"고 보고서는 적었다.
반대로 옹호론자들은 "한·미 FTA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양자 협정이자 미국이 과거 무역협정으로부터 축적한 지혜를 담고 있다. 연간 1천억 달러 이상의 무역 혜택뿐 아니라 양국 간 전략적 동맹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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