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차분해진 박前대통령 자택 앞…이영선 전 행정관 출입

입력 2017-03-16 16:27   수정 2017-03-16 16:51

나름 차분해진 박前대통령 자택 앞…이영선 전 행정관 출입

안봉근 전 비서관 명의로 통신사 요금명세서 도착

미용담당 정송주·매주 자매는 오늘도 출근…1시간 뒤 떠나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김인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으로 돌아온 지 나흘째인 16일 오전 강남구 삼성동 사저 앞은 차분했다.

집안을 수리하러 들어가는 인부도 없었고, 가전제품이나 집기류를 배달하는 트럭도 나타나지 않았다.

간간이 택배와 우편물 배달만 있을 뿐이다. 예정돼 있지 않은 택배와 우편물은 반송됐지만, 일부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집으로 배달된 편지 중에는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앞으로 도착한 KT 명세서가 있었다. 주소는 박 전 대통령의 집이지만 받는 사람 이름은 안 전 비서관이었다.

안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 대신 통신사 서비스에 가입해 요금을 내온 것으로 추측된다.


강남수도사업소에서 발송한 수도 사용료 고지서도 이날 오후 배달됐다. 두 달 치 사용요금이 기재돼 있었으며, 받는 사람 이름은 박 전 대통령은 아니었다는 게 배달원의 전언이다.

경호인력 외에는 외부인 출입도 거의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미용을 담당해 온 정송주·매주 자매만 오전 7시 30분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사흘 연속 택시를 타고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에서 내린 두 자매는 늘 그래 왔듯이 1시간 뒤 자택에서 나온 카니발 차를 타고 떠났다.


오후 1시 10분께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모습을 나타냈다. 경호원 숙소에서 나와 박 전 대통령의 집 안까지 걸어갔다. 1시간 30분간 머물다 집을 나온 이 전 행정관에게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을 지키는 지지자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태극기를 손에 쥐고 가만히 앉아있을 뿐 구호를 외치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집을 향해 길바닥에서 절을 하거나, 외국에서 한인무역인협회장을 했는데 박 전 대통령에게 보여드릴 게 있다고 소리치는 지지지도 있었다.

폴리스라인은 오전만 해도 취재진이 있는 곳에만 설치돼 있다가 오후에 접어들면서 통행로를 만들기 위해 자택 건너편에도 만들어졌다.

경찰이 소음측정을 하자, 이를 의식한 듯 어버이연합 청년대표 유인근씨는 확성기로 "조용히 합시다. 우리는 침묵시위해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집 옆을 지나갈 때 아이를 번쩍 들어 안고 가거나,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취재차량이 골목 곳곳에 주차돼 있고 공회전으로 매연이 심해 박 전 대통령의 집과 붙어있는 삼릉초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는다고 한 학부모는 전했다.

민원신고가 잇따르자 강남구청은 주차단속요원 4명을 보내 박 전 대통령 자택 근처에서 24시간 주차단속에 들어갔다.

아이들과 학부모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등·하교 때만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삼릉초 방과 후 활동으로 승마체험 교실이 있는데 말을 태운 버스가 들어오려면 넓은 후문을 이용해야 하나 통제되는 바람에 수업을 한차례도 하지 못했다.

정문이 열려있지만 들어가는 골목이 좁아 대형 버스가 코너를 돌 수 없어 부득이하게 수업을 미루고 있다고 한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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