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무기 출동시간 줄이고 종류는 늘린다

입력 2017-03-16 11:22   수정 2017-03-16 15:09

美, 전략무기 출동시간 줄이고 종류는 늘린다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배치 힘들 듯…"전술핵무기 재배치론 공감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군 당국은 전략무기의 한반도 출동시간을 더 단축하고, 투입하는 무기 종류를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을 수립해 우리 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출동시키는 의사 결정 및 출동시간 단축과 전개될 전략무기를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무기 출동시간을 줄이고 투입 전략자산을 다양화하면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지 않고도 충분한 억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무기를 괌이나 일본에서 신속하게 한반도로 전개할 때와 한반도 주변에 상시 배치된 전략무기를 동원할 때를 비교하면 약간의 물리적 시차 외에는 억지 효과가 같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더라도 그 통제 및 사용 권한은 미국에 있으므로 전술핵무기의 물리적인 전장 투입 시간이나 괌과 일본에서 핵 탑재 전력이 전개됐을 때 시간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논리라는 것이다.

다른 당국자는 "미국은 유사시 전략무기의 한반도 출동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이나 출동시간을 지금보다 더 단축하고, 출동하는 무기를 다양화하면 상시배치나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은 우리나라가 지난해부터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배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런 논리를 제시하며 부정적인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다음 달 열릴 예정인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자신들의 대한반도 정책 구상을 리뷰할 때도 전략무기 상시배치나 전술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위를 낮출 것으로 분석된다.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론이 미국 내에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한미 연합훈련에서도 미국의 전략무기 신속 출동 능력을 전제로 하는 가운데 북한군 공격에 대한 방어와 반격 작전이 수립됐다"고 전했다.




현재 함정을 제외하곤 괌이나 일본에서 출동하는 항공 전략무기가 한반도로 전개되는 데는 최대 6시간 가량이다.

스텔스 폭격기 B-2는 최대속도는 마하 0.9로, 괌에서 출격해 중간 급유를 하지 않으면 최대 6시간이면 한반도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장거리 핵 폭격기 B-52도 이와 비슷하다.

미국의 3대 폭격기 가운데 마하 2로 속도가 가장 빠른 B-1B 전략폭격기는 괌에서 출격하면 2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다.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발진하는 F-22 랩터 전투기는 지상에서 무장력을 갖추는 시간까지 합하면 2시간 이내에 평양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부산항에 입항한 칼빈슨호와 같은 항공모함은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출발하면 한반도까지 이틀가량 소요된다.

이들 전략무기는 수뇌부의 출동 의사 결정과 지상에서의 무장탑재 시간을 단축해야 한반도 출동시간을 더 줄일 수 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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