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서 '프레젠테이션/레프리젠테이션'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40∼50대 독일 사진작가들이 2000년을 전후해 촬영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첫 번째 대규모 사진전을 기획했던 토마스 베스키(64)가 독일 사진작가 10명의 작품 153점으로 구성한 '프레젠테이션/레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representation) 전이다.
독일국제교류처, 괴테인스티투트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세계 사진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 '뒤셀도르프 사진학파'의 뒤를 이어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16일 열린 간담회에서 "1970∼1980년대 융성한 뒤셀도르프 학파는 기록적 요소가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에 집중하면서 작가의 감수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냉정하고 차가운 작품을 남겼다"며 "이번에 소개하는 작가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중시하는 점은 계승했으나, 보다 인간적이고 친근한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품 작가들은 저마다의 자유로운 시각과 독특한 감성을 작품에 반영해 특정 학파로 묶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독일국제교류처가 이번 전시를 위해 파견한 작가인 토마스 카우프홀트는 "뒤셀도르프 사진학파는 지금도 세계 미술시장을 주도하며 예술사진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1990년대에는 라이프치히 그래픽·북아트 아카데미가 선도적인 사진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전시장 1층은 라우렌츠 베르게스(51)의 사진만 전시됐다. 그는 광업으로 유명했던 독일 북서부 루르 지방에서 석탄 채굴이 중단되면서 인구가 감소해 쓸쓸해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2층에서는 소방차 사다리에 올라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광장이나 건물을 찍은 마티아스 코흐(50)의 작품과 인물의 사적인 모습을 포착하고자 한 알브레히트 푹스(53)의 사진을 볼 수 있다.
또 니콜라 마이츠너(48)가 아시아의 대도시에서 일상과 풍경을 기록한 사진, 하이디 슈페커(49)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알게 된 여성의 생활환경과 그녀가 사는 마을을 촬영한 작품도 전시됐다.
이 실장은 "사진은 현실을 재현한 이미지임은 분명하지만, 작가의 해석과 의도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이기도 하다"며 "국내에 소개된 독일 사진은 뒤셀도르프 사진학파의 작품이 많은데, 이번 전시로 새로운 독일 사진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문의 ☎02-737-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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