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軍병원 테러에 치안 불신 증폭…군장성도 체포돼

입력 2017-03-16 16:33  

아프간, 軍병원 테러에 치안 불신 증폭…군장성도 체포돼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지난 8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군(軍) 병원 테러로 50명이 사망한 이후 아프간 정부의 치안 유지 능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16년째 탈레반과 내전 중인 아프간의 치안 불안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수도 한복판에서 군인들이 지키는 군 병원에 테러범들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한 것을 놓고 많은 주민이 정부의 대처능력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아프간 국방부는 전날 힐랄루딘 힐랄 아프간 국방부 부(副)장관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테러 당시 상황과 1주일간의 수사 경과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당시 5명의 테러범은 위조 번호판을 단 승용차를 타고 카불 시내 사르다르 다우드 칸 군 병원까지 와서 하얀색 가운으로 의사처럼 위장해 병원에 진입한 뒤 원격조종장치로 입구 부근에 세워둔 승용차를 폭파했다.

테러범들은 이후 의사와 환자 등을 향한 총격으로 테러 당일 31명을 살해하고 99명이 다치게 했다. 부상자들이 계속 숨지면서 현재 사망자는 50명으로 늘어났고 아직 31명이 치료받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사상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테러와 관련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24명을 체포해 조사했다며 이들 가운데에는 군장성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성 몇 명이 정확히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번 테러와 관련해 군이나 병원 등 내부에 조력자가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내부 조력 없이 테러범들이 다량의 폭발물과 총기를 가지고 도심 군 병원에 진입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국방장관이 테러에 이용된 차량이 병원에 진입할 수 있도록 VIP 통행증을 발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장성 출신 나지파 자키 아프간 의원은 "목격자와 병원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사망자가 200명을 넘는다고 생각한다"며 군이 발표한 사상자 수에도 불신을 드러냈다.

총리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이 테러 진압 직후 현장을 방문해 군인들과 셀카를 찍은 모습과 하비비 국방장관이 평소 회의 석상에 졸고 있는 사진 등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치안·안보 책임자로서 부적절한 모습이라는 누리꾼들의 지적도 제기됐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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