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핵항모 칼빈슨호 부산 입항 직후 한국 상공 비행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국이 지난 15일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부산 입항 직후 공군의 전략무기를 전개한 것으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군 관계자는 16일 "미 공군 소속 B-1B 2대가 어제 오후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반도에 전개된 B-1B 편대는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 있던 것으로, 한국 영공을 비행하고 이어도 상공을 거쳐 괌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적의 영토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B-1B는 최대속도 마하 1.2로, B-52(시속 957㎞)와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출발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최대 탑재량도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한다. 한 번의 출격으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핵무기를 B-52,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탑재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인 작년 9월 21일에도 한반도에 B-1B 2대를 전개하며 대북 무력시위를 했다. 당시 B-1B 편대는 군사분계선(MDL) 인근 상공을 날며 북한의 '핵 폭주'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의 공중 폭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북한은 미 공군의 장거리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B-1B 편대가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핵폭탄 투하연습'을 했다며 "우리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기어코 실행해보려는 적들의 무모한 군사적 망동이 극히 위험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비난했다.
B-1B 2대의 한반도 전개는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미 독수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직후 이뤄졌다.
미국이 해상과 공중의 전략무기를 동시에 한반도에 전개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다.
미국은 칼빈슨호와 B-1B 외에도 B-52, B-2, 스텔스 전투기 F-22, 핵잠수함 등 주요 전략무기를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보내 대북 무력시위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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