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갈등 관계에 들어가면서 동남아나 남아시아 국가들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16일 미국 CNBC 방송은 중국이 국익을 위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동아시아 이웃 나라들이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조사업체인 IHS마킷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연구원인 라지브 비스와스는 "한국의 다국적기업들이 향후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제조 공급망과 생산 기지를 아시아 다른 나라로 다양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미 급성장 지역인 동남아에 대한 투자를 개시했다.
비스와스 수석연구원은 "베트남의 경우 한국은 전자제품 생산시설 설립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으며 최근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개월간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0%나 늘어났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선임연구원 트린 응구옌도 "2014년 이후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 대한 한국의 해외직접투자(ODI)가 중국에 대한 투자 금액을 추월했다"면서 "특히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어 이런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스와스 선임연구원은 "인도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날 지역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한국의 관광업계도 중국 관광객(유커·遊客)이 아닌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중국 시장을 벗어나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한국은 대만과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대만도 지난 2011년 이후 2015년까지 동남아 국가에 대한 ODI가 배 이상 증가했다.
대만은 또 독립파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중국이 단체 관광객들의 대만 관광을 제한하면서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다국적기업들도 지난 2012년 중일 영토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대규모 반일시위 이후 해외직접투자를 동남아와 남아시아로 돌리고 있다.
태국은 한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태국으로 몰려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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