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경남의 명동 마산 구도심은 살아날까

입력 2017-03-19 09:00   수정 2017-03-19 09:05

"아 옛날이여" 경남의 명동 마산 구도심은 살아날까

오동동상인연합회장 후보들 '민자유치' '문화사업' 등 공약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오동동도 살리고 잠자고 있는 마산 상권도 같이 살려야 안 되겠습니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표 상권인 오동동 상인연합회 회장 선거에 나선 김상수(49)·손종식(47) 후보가 서로 자신이 적임자라며 공약을 내세웠다.




오동동상인연합회는 전임 회장 조모(58)씨가 2015년에 구속돼 운영에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1일 신임 회장을 뽑는다.

이 단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중성동 일대 시장의 시설 개선과 점포 상가 발전을 위해 일한다.






이 일대는 '전국 7대 도시 마산' 시절엔 중심상권으로 한때 불야성을 이뤘지만, 해가 갈수록 쇠락의 길을 걸어와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

두 후보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지만, 그들이 구상하는 공약 및 상권 활성화 방법은 달랐다.






김상수 후보는 "현재 (오동동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 많이 오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동동 부영 주차장 자리(옛 한국은행 터)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오동동을 찾는 사람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식사도 하고 쇼핑도 해 자연스럽게 상권이 활성화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당선되면 현재 부영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부영 주차장 부지 문제를 해결해 멀티플렉스를 반드시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중식 후보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창원시에서 배달 도우미 사업 등으로 지원받다가 중단된 지원금을 다시 받아 협회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는 "전임 회장이 구속되면서 창원시로부터 '5년간 지원사업 불가'라는 행정 조치를 당했다"며 "본인이 당선될 경우 3년 남은 행정 조치 잔여기간이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지원금 확보뿐 아니라 오동동 문화사업 유치로 활기찬 상권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오동동과 인접한 창동도 경남 최대 상업지역이라는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창동과 오동동은 한때 경남의 '명동'이라 불리며 지역을 대표하는 상업 지역이었다.

오동동과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마산 창동은 인구 감소와 창원 신도시 발전 등을 거치며 점차 활기를 잃었다.

창동의 경우 그나마 창원시가 예술인을 위한 마산예술촌을 운영, 도시 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이어서 예산 지원도 적지 않게 받고 사업도 다양하게 벌어지긴 했다.

이곳엔 현재 그림, 공예, 조각 등을 소재로 54명이 점포에 입주, 창원시로부터 공시지가 60% 정도의 임대료를 지원받고 있다.

경남대 서익진 교수는 "쉽지 않지만 민자유치만 이뤄진다면 상권 활성화에 분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인회와 지자체가 문화예술기반 도심재생 노력을 더욱 강화해 좀 더 도심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민자는 저절로 유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상권 활성화는 지속해서 상권, 지자체, 민간예술단체 등이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나 "창동,오동동 등과 같은 원도심이 공동화된 상권의 경우 일반적인 방법으로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지역을 문화예술 특구로 발전시키는 것만이 상권회복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창동통합상가상인회 서문병철(48) 회장은 "후보들의 공약이 다 좋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합심해 여기(창동·오동동)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2월에 '창동 불종 빛거리' 설치 후 창동과 오동동을 찾는 사람이 증가했다"며 "창동과 오동동은 올해 처음으로 가고파국화축제 제2전시장을 운영하는데 이것을 기회로 합심하겠다"고 말했다.


서문병철 회장은 창동 불종 빛거리로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2월까지 운영할 빛거리를 진해 군항제가 끝나는 4월까지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 문제로 오동동이 2∼3년간 공전하다시피 했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서 상인회가 상인과 하나 돼 상권 회복이 되길 바란다"며 "후보들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동동에서 30년간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2000년 이후 경기가 계속해서 나쁘다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제발 좀 상인을 위해서 힘써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 가운데선 상인회나 시청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마산 구 도심 상권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아 갈 길은 멀어 보였다.

오동동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7)씨는 "창원 상남동, 중앙동, 마산 합성동, 댓거리 등이 이미 다 발달했기 때문에 오동동에 멀티플렉스 혹은 문화행사 유치를 한다고 해도 지속해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동동에서 만난 60대 시민도 "마산에 인구가 없는데 여기 꾸며봐야 찾는 사람이 있겠냐"라며 "과거 인구가 북적북적할 때가 생각이 나지만 이젠 그렇게 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ima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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