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떴다"…범보수주자들, 경계심 드러내며 '견제구'

입력 2017-03-16 18:58  

"홍준표가 떴다"…범보수주자들, 경계심 드러내며 '견제구'

김진태 "홍준표 출정식 장소 바꿔라"…원유철 "경선은 元vs洪 대결"

유승민 "대법원 판결 남은 사람이 왜 출마하나"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16일 자유한국당 경선판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자 다른 주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단순히 지지율이 높아서가 아니라 '홍트럼프'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거침없는 언변과 행동으로 경선판을 주도하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대리인을 통해 한국당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는 18일에는 보수의 '정치적 텃밭' 대구의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전날 성인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직후 홍 지사의 지지율은 7.1%로 범보수 주자 중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유력주자였던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한 가운데 홍 지사가 '링'에 오르면서 안갯속처럼 불투명했던 '범보수 대진표'가 윤곽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홍 지사의 행보를 바라보는 다른 주자들의 시선에는 긴장감이 가득해 보인다.

홍 지사는 PK(부산·경남) 출신이면서 TK(대구·경북)에서 수학하며 보수의 텃밭인 영남권에서의 입지가 탄탄한 데다, 국정농단 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는 친박(친박근혜) 강성 의원과 선을 긋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른정당과의 통합 필요성도 언급하며 범보수 안에서 외연을 넓히는 '통합행보'를 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리얼미터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표 중 32.4%가 홍 지사에게 흡수, 황 권한대행 부재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다른 주자들 사이에서는 홍 지사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박계 강성 김진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우파는 총결집해야 한다'라고 했다"며 "박 대통령을 지우겠다는 분이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했던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연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저는 (박 전 대통령을) 가슴 속에 안고 갈 것"이라면서 "홍 지사는 출정식 장소나 바꾸고 박근혜를 지우자고 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은 이날 YTN '호준석의 뉴스인'에 출연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대해 "수도권 출신의 원 후보와 영남권의 홍 지사와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입장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의 원 후보가 되는 것이 외연 확장도 더 가능하고 대선 승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도 홍 지사와의 차별성을 시도했다.

이날 안 의원을 지지하기로 선언한 인천광역시 시의원과 군·구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친박이냐 비박(비박근혜)이냐, 친문(친문재인)이냐 비문(비문재인)이냐 등 내 편 네 편 나누기에 이제 국민은 신물이 난다"며 "안 후보는 계파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또 "안 후보는 충청도 출신으로 인천에서 정치 인생을 바쳤다"면서 "지역주의와도 거리가 멀다. 영호남의 낡은 프레임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 합동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지사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남은 사람이 왜 출마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 세력들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하셔야 할 때가 됐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는 세력들과 같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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