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폭력조직 조직원 수가 매년 감소를 거듭해 1960년대의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대 분위기가 바뀌면서 폭력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시민들 사이에서 확대돼 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일본 경찰청의 '조직범죄 정세 분석'에 따르면 작년 말 일본 전국의 폭력단 구성원 수는 전년보다 2천명 줄어든 1만8천100명으로, 집계가 시작된 1958년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이하로 내려갔다.
폭력단원 수는 1963년 10만2천6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90년대 전후 잠깐을 제외하고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963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폭력단원 수는 50여년 사이에 17.6%로 줄어들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08년 폭력단대책법을 개정해 폭력단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고, 폭력단원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정서가 민간에서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폭력조직은 상인 등으로부터 받았던 이른바 '인사비' 수입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폭력 조직을 떠나는 사람은 늘어났다.
다만 수입이 줄어들면서 폭력조직이 마약 거래 같은 악질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일본 사회의 걱정거리다. 작년 폭력단원 1천명당 마약사건 적발자수는 10년 전에 비해 40% 늘었다.
위조카드를 사용한 현금인출기(ATM) 부정 인출 같은 새로운 범죄에 눈을 돌리는 경우도 나온다. 일본에 거점을 둔 외국인 폭력조직이 생기거나 여러 조직이 함께 범행을 저지르는 것도 새로 생긴 경향이다.
작년 5월 발생한 18억엔(약 182억원) ATM 부정 인출 사건에는 야마구치구미(山口組)와 이나가와카이(稻川會) 등 6개 폭력단 계열조직의 구성원들이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일본 정부는 폭력단원들이 폭력단에서 벗어나 새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취직을 알선하는 등의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손을 씻은' 뒤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0~2015년 폭력단에서 이탈한 9천195명 중 이탈 2년 내 범행을 저질렀다가 적발된 사람은 28.9%인 2천660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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