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주류, 아몽의 선명좌파 성향에 부담…아몽 '마이웨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이 5주가량 앞으로 다가왔지만, 집권 사회당의 내분은 점차 커지고 있다.
당 경선에서 패한 마뉘엘 발스 전 총리가 사회당 대선후보 브누아 아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아몽은 발스가 약속을 어겼다며 발끈했다.
아몽은 16일자(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경선 라이벌이었던 발스 전 총리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유권자들에게 한 서약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사회당 경선 승리가 예상됐던 발스는 결선에서 아몽에게 의외의 패배를 당한 뒤 절치부심해오다 최근 파리마치와 인터뷰에서 "아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선에 나선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발스도 경선 승자를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철회한 것이다.
아몽은 "패배한 분들의 고통을 알지만 내 유일한 관심사는 좌파 유권자들에게 발언하는 것"이라며 발스의 '배신'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출된 정당성 있는 후보라면서 "유권자들이 내가 대선에서 이기기를 원하지 않는, 나를 배반하려는 자들의 술책을 쓸어버리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발스의 아몽 지지 철회 발언이 나오자 그가 총리 시절 내각에서 함께 근무한 중도신당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에게 줄을 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발스가 공개석상에서 마크롱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발스의 지지 철회는 아몽의 강한 좌파성향을 사회당 주류가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몽은 기본소득 보장, 로봇세 징수, 대마초 합법화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건 데다, 강경좌파인 장뤼크 멜랑숑과 선거연대를 시도하는 등 사회당 내에서도 좌파 색깔이 뚜렷한 인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사회당의 중량급 인사인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이 마크롱 지지를 공개선언하는 등 아몽을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당내에 확산하면서 집권당의 내분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아몽은 인터뷰에서 이런 분위기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좌파 후보가 좌파 표식을 가졌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며 '내분설'에 대해서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바로 대통령 후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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