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표 '하드파워' 예산서 예술·인문학기금 '고사 위기'

입력 2017-03-1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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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표 '하드파워' 예산서 예술·인문학기금 '고사 위기'

공영방송·박물관·도서관 발전 예산도 대폭 삭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윤곽을 드러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차기 회계연도 예산에서 예술과 인문학 기금 지원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면서 '하드파워'인 국방과 국토안보 예산을 늘린 대신 '소프트파워'에 해당하는 문화·예술·환경 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따른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 예산안(2017년 10월∼2018년 9월)에서 국립예술기금(NEA)과 국립인문학기금(NEH)에는 예산 지원이 책정되지 않았다.

1965년 설립된 NEA와 NEH는 매년 각각 1억5천만 달러(약 1천700억 원)에서 1억7천만 달러(약 1천920억 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받아왔다.

하지만, NEA는 연방기금으로서 더 이상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제인 추 NEA 의장은 "2018 회계연도 예산 청사진을 보면 기금 폐지를 시사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그동안 기금 지원을 통해 미 전역의 크고 작은 수 천개 공동체에서 벌여온 우리 기금의 활동에 비춰볼 때 매우 실망스러운 조처"라고 탄식했다.

NEA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정식으로 예산 지원 요청서를 냈다.

추 의장은 "의회가 미국 예술문화계에서 NEA의 역할을 진지하게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문학 기금도 존폐 기로에 서기는 마찬가지다.

윌리엄 D. 애덤스 NEH 의장은 "지난 50년간 공공의 선을 위해 공헌해왔는데, 예산 삭감 소식을 듣게 되다니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믹 멀배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이번 예산 청사진은 완전한 연방예산이 아니다. 의회와 국민에게 대통령과 현 행정부의 예산 우선순위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표 예산에서는 예술과 인문학 지원 외에도 공영라디오 NPR과 공영TV PBS에 대한 자금지원을 담당하는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박물관 및 도서관 연구기금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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