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조협회장 '체조선수 성폭력 스캔들' 확산에 사임

입력 2017-03-17 04:49  

美 체조협회장 '체조선수 성폭력 스캔들' 확산에 사임

알고도 묵인·수사의뢰도 회피…소송 피고로 신분 전환

체조계 20년간 조직적 성폭력 관행…국가대표 다수 포함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스티브 페니 미국체조협회 회장이 16일(현지시간) 코치들과 국가대표 팀닥터의 10대 체조선수 성폭력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끝내 사임했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페니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어린 선수들이 오랜 기간 성적 학대를 받아왔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진다"면서 "이에 책임을 통감하고 체조협회장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페니 회장의 사임 발표는 체조선수 성폭력 스캔들 사건이 확산하자 페니 회장이 책임을 지고 퇴임해야 한다는 미국 올림픽조직위원회(USOC)의 권고이후 1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2005년부터 협회를 이끌어 온 페니 회장은 이번 체조 선수들 성폭력 스캔들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다 가, 심지어 코치들의 성범죄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페니 회장은 이 스캔들과 관련해 법정에 서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전·현직 체조선수 40여 명은 이미 미국체조협회를 상대로 4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가운데 3건의 피고가 페니 회장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앞서 인디애나 주 지역지인 인디스타가 지난해 12월 탐사보도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지난 20년간 10대 체조 선수 368명이 코치와 팀닥터 등 관계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해왔다"고 폭로하면서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수사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30년간 미국 여자체조 국가대표팀 팀 탁터로 활동해온 래리 나사르 박사가 지난 달 22일 1996년부터 20년간 80명 이상의 체조선수들을 성폭행해온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의 성범죄 위반 혐의는 무려 36개에 이른다.

특히 나사르 박사 기소 사흘 전 제시카 하워드 등 전 국가대표 선수 3명이 CBS 방송의 '60분'에 출연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피해자들 중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나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부상 치료 등을 명분으로 선수들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만지는 것은 물론 6세 어린 선수의 알몸을 촬영하는 등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코치는 지난해 초 선수 49명에 대한 성추행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찍어 영상을 소지한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페니 회장은 미국 체조계의 오랜 성폭력 관행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내가 아는 한 제3자 입장에서 신고 의무가 없으며 성범죄를 당했다면 사법기관에 신고하고 수사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성범죄 묵인 논란을 빚었다.







jo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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