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에 기고…"트럼프의 미국에선 사람들의 다툼과 언쟁 잦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이자 독지가인 조지 소로스가 '반(反)이민 정책'이 미국을 약하게 만들 뿐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침을 놨다.
소로스는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증오가 급증할 때'란 제목의 기명 기고문을 싣고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서 증오에 맞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자신을 이민자이자 미국 시민이라고 소개하면서 경험과 사실에 근거했을 때 "이민자들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2탄이 법원에서 제동에 걸린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을 전혀 안전하게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이민자들을 향한 반감을 불러 미국 전역에서 증오 범죄의 급증을 불러올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소로스는 이민이 범죄의 주된 요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이민자에게 범죄자란 딱지를 붙였다"고 썼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미국에서 외국 태생자가 급증했지만 범죄율은 급감했다는 통계를 인용해 이민자를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의 부당함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과 임기 초반 이민자와 소수인종을 겨냥해 잘못되고 편견에 근거한 수사(레토릭)를 내놓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선동이 증오 행위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로스는 미국이 "이웃을 돌보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나라였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선 서로 싸우고 언쟁하는 일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헝가리에서 독일 나치의 유대인 박해 와중에도 살아남은 소로스는 젊은 시절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소로스는 현재의 미국이 과거 자신을 이끌었던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민자를 악마로 묘사하는 건 우리나라를 약하게 한다. 증오 범죄에 맞서 싸우는 일은 우리 모두를 더욱 강하게 할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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