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엔 김종인 주도 '국난극복 비상시국회의' 조찬회동 무산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배영경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정치권에 제안했던 '대연정 토론회'가 끝내 무산됐다.
남 지사 측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토론회에 참여한다는 인원도 워낙 저조했을 뿐 아니라, 참석 범위에 대한 이견으로 토론회 개최 준비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남 지사와 정 전 총리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통합을 위한 대연정 토론회'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무너진 국가 리더십을 복원하고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분열과 갈등의 혼란을 추스르는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회견 때부터 자유한국당 대권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의 참여 문제를 두고 온도 차를 보였다.
당시 남 지사는 "국정농단, 탄핵반대 세력은 대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선을 그은 반면, 정 전 총리는 "탄핵에 반대했거나 국정농단에 일부 참여했다면 반성하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 전 총리의 바른정당 입당이 불발된 것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 측은 통화에서 "남 지사가 일방적으로 토론회 참석을 취소해 현재 새로운 분들과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바른정당 입당 무산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 지사 측도 "정 전 총리가 바른정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하기 이전부터 토론회는 흐지부지된 상태였긴 하지만 이후 여러모로 더욱 성사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탈당 후 정당을 넘나드는 연쇄회동으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던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 16일 '국난극복과 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라는 이름 아래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의화 전 국회의장, 유승민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모임을 하려 했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가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면서 모임 자체가 무산됐다.
당시 김 전 대표 측은 회동 직전 "참석 범위를 넓혀 모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조정해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며 회의 연기 소식을 알렸다.
이처럼 '비문(非文) 단일화'의 한 축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도모했던 대선주자들 간 조찬회동이 취소된 데 이어 대연정 토론회도 불발됨에 따라 제3지대 연대 움직임이 추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제3지대 움직임에 대해 비관론이 만만치 않았던데다 당장 중간지대에 합류할 수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 각 당의 경선 일정 등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점차 '빅텐트' 논의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제3지대 매개 역할을 할 개헌론의 경우 제1당인 민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편, 김종인 전 대표는 전날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무소속 정갑윤 의원과 오찬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 의원은 탄핵사태 직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탈당한 바 있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최근 정치적 상황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눴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이 함께 모여야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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